8억 뇌물 등 혐의… 道 산하기관장 출신 2008년 이후 첫 구속
천화동인 1호 60억대 타운하우스 보유, 자금 출처 등 조사
대장동 전모 밝혀지나 주목… 李지사 “관리책임 내게 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검찰이 난맥으로 얽힌 의혹들의 첫 실타래를 푸는 데 성공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일 유 전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도 산하 기관장이 구속된 것은 지난 2008년 A 기관장 이후 13년 만이다. 유 전 사장의 구속은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유 전 사장이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게 4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이 돌아가게 한 반면, 성남시는 1천830억원을 얻는 데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사장이 사업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특혜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유 전 사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위례신도시 사업자로부터 3억원 등 총 8억원을 받았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의 동기로 유 전 사장과 민간 사업자 간의 유착을 의심 중이다. 유 전 사장이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사업을 설계해주는 대가로 11억원을 챙겼고, 추가로 배당 수익 700억원을 받기로 돼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 전 사장 등의 대화 녹취록이 핵심 증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가 판교에 있는 60억원대 국내 최고급 타운하우스를 보유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천화동인 1호는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타운하우스 1채를 지난 2019년 10월 개인으로부터 62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한 뒤 지난해 1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천화동인 1호의 서류상 대표는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 이한성씨다. 그러나 천화동인 1호가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알려진 점, 최근 3년간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배당금 3천463억원 중 1호가 가장 많은 1천208억원을 받은 점 등을 통해 김만배씨가 실소유주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타운하우스의 매매 계약이 이뤄졌던 시점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배당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지난 2018년 이후인 만큼,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중 일부가 매입 대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성남시 공무원과 산하기관 소속 임직원의 관리책임은 당시 시장인 제게 있는 게 맞다. 살피고 또 살폈으나 그래도 부족했다”며 “개발 이익의 민간 독식을 막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제도적 한계와 국민의힘의 방해로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상심을 빚은 점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양휘모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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