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리앤리컨트리클럽 대표이사·캐디 등 4명 확진

“수백명 접촉, 골프장 폐쇄 검토”

가평 리앤리컨트리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가평군보건소는 이날 오전 가평군 조종면에 위치한 리앤리컨트리클럽에서 30~50대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3명은 해당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했으며,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리앤리컨트리클럽 대표이사 A씨(60대, 가평 42번)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진단 검사를 받았다.

골프장에서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지난달 31일 기침, 발열 등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다음날(1일) 확진됐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A씨가 이용객보다는 직원 위주로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열흘간의 동선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어 양성 판정을 받은 캐디 3명 역시 지난달부터 감염됐을 우려가 큰데, 이들은 약 17팀과 라운드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객 중 최소 68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 사이 접촉한 시설팀, 코스팀 등 직원과 이용객은 수백명에 달해 집단감염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골프장 내부에선 A씨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놓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A씨는 증상이 나타난 후로도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제대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의심증상을 보였던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이 골프장에 100여팀(1팀당 평균 4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장 직원은 “사장(대표 A씨)이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는데 자가격리는커녕 마스크도 쓰지 않고 출근했다”며 “직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1일 낮 ‘모든 플레이를 중단하라’는 방송을 듣고서야 알았다. 이날만 약 400명이 오갔는데 골프장발(發)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까지 가평군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진행한 리앤리컨트리클럽 직원은 157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캐디 등 직원 50여명은 골프장 기숙사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보건소 측은 이날 오전 골프장으로부터 이용객 명단을 확보, 각 지역에 전파해 동선을 추적 중이다. 다만 접촉자로 예상되는 이들의 수가 너무 많아 동선 파악이 쉽지 않고, 아직 A씨의 최초 감염 경로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날 시설 소독과 직원들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됐고, 이날 역학조사를 벌여 이용객 명단을 확보했다”며 “현재 골프장 폐쇄를 검토 중이지만 이미 운영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실내골프장만 금지 상태인데 야외골프장 역시 라운딩 중 그늘집에서 쉬거나 앞뒤로 식사할 경우 감염 요소가 크다”며 “야외골프장도 규제할 필요가 있어 관련 사례를 분석ㆍ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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