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동아리 ‘해피맘’ 지도… 다양한 지역 행사 공연
“잘 따라줘 고마워… 우리 것 익히며 하나 되었으면”
머나먼 이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치는 여성 무용인이 있다. 군포시 건강가정ㆍ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김도연씨(69)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중국, 일본, 태국, 페루 등 12명의 이주여성 무용동아리 ‘해피맘’을 지도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은 비록 한국말이 서툴고 20~40년간 살아온 문화적 환경은 다를지라도 국악 장단에 맞춰 한국무용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김씨의 지도로 해피맘 무용단은 다문화 음식축제, 한국어 졸업식, 외국인 주민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출연해 한국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김씨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명문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하다 결혼을 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한 남편을 병간호하던 중 잊혀진 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적지 않은 나이였던 그는 인근 주몽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무용 재능기부를 신청,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쳤다. 결혼 후 캐나다 등에서 생활하며 어르신 식사 도우미 등을 했던 김씨에게 자원봉사는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복지관 사정으로 자원봉사를 이어갈 수 없었다. 재능기부로 삶의 의미를 찾았던 김씨는 또다시 자원봉사의 길을 찾았다. 군포책마을에 있는 건강가정ㆍ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그곳이다. 센터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여성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것이 4년 전 일이다.
김씨는 “한국무용은 손동작과 발동작이 중요한데 이주여성들이 열심히 하고 잘 따라줘 고맙다”며 “이들이 제2의 고국이 된 한국에서 우리 것을 알고 익히며 우리와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주여성의 엄마이자 이모인 김도연씨는 군포 늘푸른노인복지관 카페에서 어르신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DJ로도 활동하고 있다.
군포=윤덕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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