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골프장서 악취 나는 시커먼 물 ‘줄줄’

악취 고통 인근 주민들, 진상조사 나서자
발뺌하던 골프장, 연못 공사중 방류 인정
市 “원인 파악 후 위법 발견시 행정 처분”

안성시 양성면 약산마을 A골프장측이 약산천으로 방류한 악취나는 물을 주민 B씨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안성시 양성면 약산마을 A골프장측이 약산천으로 방류한 악취나는 물을 주민 B씨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안성지역 한 골프장에서 원인과 성분을 알 수 없는 시커먼 악취나는 물을 약산천으로 대량 흘려 보내 해당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일 오전 10시께 안성시 양성면 A골프장이 골프장 내 연못에 나무를 식재하는 공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물을 방류했다. 이후 시커먼 물이 골프장 아래 약산마을 약산천으로 흘러들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이 냄새로 고통을 호소했다.

약산마을 주민들은 처음에는 2.5~3m 가량 되는 폭의 하천에서 시커먼 물이 흐르다가 물 색깔이 옅은 밤색으로 변한채 약 2시간 넘게 방류되며 악취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시께까지도 현장에 흐르는 물의 탁도(색깔)는 황토가 섞인 물처럼 흐릿했고, 손을 물에 담가 냄새를 맡으면 미약한 악취가 났다.

B씨(65)는 “농사일을 하던 중 별안간 쏴 하는 소리가 들려 하천을 보니 시커먼 물이 장마 때처럼 흘렀다”며“지린내 같은 썩은 냄새가 같이 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골프장측은 물을 대량으로 방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발뺌하며 주민들이 문제가 있으면 골프장을 지목해 억울하다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이에 화가 난 주민들은 직접 하천과 연결된 방류구를 확인하는 등 진상조사에 나서 골프장내 연못 공사 중 물이 방류돼 산천~이동저수지~진위천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주장했다.

결국 A골프장 관계자는 “죄송하다. 페어웨이 연못 공사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물을 방류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골프 카트차 세차물인 폐수와 오수를 연못 물과 혼합해 무단 방류했는지 등 악취 발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위법 시 행정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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