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AI 피해 전체 40% 달해 피해 농장들 하천·저수지 인접
뒤늦게 일반 차량들 출입통제 차단방역 시스템에 구멍 논란
특히 이천은 최초 발생 이후 사흘간 잠잠하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만에 5개 농가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등 AI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이에 이천시 방역 당국의 안일하고 허술한 방역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4일 경기도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도내 총 7개 시ㆍ군 20개 농가(AI 확진 9곳 포함)에서 AI가 발생해 사육 중인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다.
이천은 지난달 25일 설성면 장천리 A농가에서 처음 AI가 발생해 닭 16만여 마리가 살처분된 이후 26일 B농가에서 닭 20만 마리가 AI의심으로 추가 살처분됐다. 이후 사흘간 AI가 발생하지 않다가 지난달 30일 C농가 예찰 과정에서 오리 3천여 마리가 의심 증세를 보여 살처분 되는 등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총 5개 농가의 닭ㆍ오리ㆍ메추리 등 61만5천여 마리가 살처분 대상으로 집계됐다.
방역 당국은 4일 오전에도 이천시 설성면 장능리의 산란계 농장에서 닭 91마리가 폐사했다는 의심신고를 접수, 간이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와 9만5천여 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현재 이천은 모두 8개 농가에서 97만 8천여 마리의 닭과 오리, 메추리 등이 살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경기도 내 AI 살처분 대상 가금류 200만 마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해당 초소 관계자는 “‘가금류 알’ 이송차량 등 관계차량만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형식적 방역이 이뤄지고 있었다. 문제를 지적받은 해당 초소는 이날 오후가 돼서야 입구를 통제하고 일반 차량의 출입을 막기 시작했다.
또 이곳을 제외한 이천 내 6곳 통제초소에서는 입구를 걸어잠근 채 일반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긴 했으나 이천IC를 비롯한 남이천IC, 서이천IC 등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용인, 여주 등 인근 시ㆍ군과의 경계 도로에서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 지역과의 경계 도로에 방역 초소를 설치한 곳은 율면 석산리 거점 소독시설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AI 청정지역이던 양평군에서 육용 오리 4천5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농가가 지난 3일 AI 의심 신고를 해도 전역으로 AI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도에는 지난 3일 하루에만 포천과 평택, 양평에서 3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천시 방역 당국 관계자는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예찰 및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장비와 인력 등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초소 근무자들이 근무 시간에 대해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피해농장이 저수지 또는 하천과 인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가를 찾은 철새가 AI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천 설성면에 있는 성호저수지 주변에서 3개 농가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또 지난 3일 석산저수지 인근 메추리농장과 이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초지리 산란계 농장 역시 하천 주변에 위치했다.
이천시가 지난달 24일 복하천에서 채취한 청둥오리 분비물의 AI 여부를 검사한 결과도 H5N6형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천 주변의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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