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주권시대] 인천항, 더 넓고 깊은 바다로…

신항 개장 1년… ‘해양 실크로드’ 가르는 거센 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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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이 진화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해 6월 1일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우선 개장하면서 세계적인 항만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3월에는 두 번째 인천 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TOC)인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부두를 개장했다. 이로써 인천항 130여 년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컨테이너 전용항만인 인천 신항 시대가 열렸다.

■ 미래성장 ‘강력 엔진’ 신항

계획부터 건설까지 총 9년이 걸린 인천 신항은 운영 1년여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인천 신항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교역 증가, 선박 대형화 추세에 발맞추는 한편, 미주·유럽 등 원양항로 개설을 겨냥해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로 설계됐다.

 

인천 신항 중 SNCT는 지난해 6월 총 부두길이 800m 가운데 410m를 우선 개장했다. SNCT는 인천항 최초로 야드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다. 내년 초 SNCT 2단계가 개장하면 연간처리능력은 현재 70만TEU에서 120만TEU로 1.5배 이상 늘어난다.

 

HJIT는 부두길이 800m, 3개 선석과 안벽크레인, 자동야드크레인 등 130여 대 장비를 운영한다. 연간처리능력은 최대 120만TEU에 달한다. 항로 수심이 18m인 HJIT는 특히 인천지역에서 유일하게 1만 2천TEU급 초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한 터미널이다.

 

인천 신항 운영 1년 동안 인천항은 전반적으로 수치가 개선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인천항은 탄탄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5월 말 기준) 전국 주요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0.3%, 세계 10대 항만의 실적이 -0.6% 감소했지만, 인천항은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23만 8천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3만 7천TEU보다 8.8%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상반기 물동량 중 최대치다. 

전체 물동량 가운데 수입 화물은 63만 8천31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 1천174TEU 늘었다. 수출은 58만 7천519TEU로 4만 9천480TEU 늘어났다. 환적 및 연안 물동량은 각각 7천220TEU, 4천800TEU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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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22일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인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호가 입항한 인천신항에서 크루즈 승객들이 환영공연을 관람하며 하선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대(對) 중국 물동량(73만 2천953TEU)이 6.9%(4만 7천519TEU), 베트남 물동량(10만 5천182TEU)이 20.8%(1만 8천86TEU) 증가했다. 항만공사 측은 지난해 발효된 한·중 FTA와 한·베트남 FTA 영향으로 물동량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포함한 극동아시아 물동량(88만 7천602TEU)이 8.2%(6만 7천477TEU) 늘었고, 동남아 물동량(24만 4천966TEU)은 12.6%(2만 7천374TEU) 늘었다.

 

지난 4월에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월간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22만TEU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벌크 물동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6천99만t(RT)로 조사됐다. 수입 물동량은 3천698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 수출 물동량은 592만t으로 0.8% 감소했다. 연안화물은 14.4% 증가했다.

 

특히 인천 신항이 선전하고 있다. SNCT는 과거 남항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SICT)에서 처리하던 실적을 넘어서는 물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SICT의 월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은 3만 9천435TEU였으나 올 들어 SNCT의 월평균 처리량은 4만 7천831TEU로 증가했다. 올 3월18일 개장한 HJIT도 서서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운영 첫 달인 4월 1만 4천760TEU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올해 7월 인천항 물동량 성장 폭이 커 8월 초에는 150만TEU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1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천 신항이 완전히 개장되는 만큼 인천항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 신규 항로 개설 집중… 세계를 품에

인천 신항 개장 이후 SNCT 2개, HJIT 1개 등 3개 정기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가 생겼다. 남항 SICT, 내항 4부두 등 기존 터미널을 이용하던 노선을 더하면 현재 인천 신항에는 총 15개의 노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신항 개장과 함께 인천항의 오랜 과제였던 원양항로가 개설됐다는 점이다. SNCT 개장에 맞춰 지난해 6월 G6선대(현대상선)가 인천항과 미국 LA항·오클랜드항 등을 연결하는 미주항로 CC1 노선이 개설됐다. CC1은 지난해 월평균 4천366TEU의 물량을 처리한 데 이어 올 들어 월평균 5천364TEU를 처리할 정도로 물량이 늘었다. 

미국산 고철류, 종이류가 신항을 통해 들어오고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품도 콩, 오렌지, 건초, 육류까지 품목이 다양화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신항 인근에 LNG 냉열 이용 냉동냉장 클러스터를 완공하면 앞으로 신선식품, 냉동냉장 품목의 수입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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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컨테이너터미널에 컨테이너박스가 가득 차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또 신항 개장으로 터미널 간 서비스 경쟁이 촉발돼 기존 터미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SNCT 개장을 앞두고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9개의 새로운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가 개설돼 인천항의 서비스 연계망이 전보다 더 촘촘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천과 중동을 연결하는 바닷길이 새로 열렸다. 지난 6월 15일 세계 22위 컨테이너 선사인 이란 국영 이리슬(IRISL) 소속 5천100TEU급 컨테이너선 ‘토스카(TOUSKA)’호가 인천 신항에 입항했다. 

인천항과 두바이, 이란 등 중동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중장거리 항로가 개설된 것은 CC1 원양항로 이후 1년여 만이다. 항로는 이란(반다르 바스-아살루예)~중국(칭다오-톈진-다롄)~한국(인천-광양-부산)~중국(상하이)~두바이(제벨 알리)~이란(반다르 바스)이다.

 

인천항만공사 측은 “이리슬 측은 항로 개설 초기에는 기항 여건과 항만서비스를 확인·점검하면서 수출보다는 자국 내 수요가 높은 자동차부품 수입 물량을 우선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란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사업이 시작되면 건설 자재와 할랄푸드용 식자재, 미용·가전 및 생활용품 등 한국 상품이 인천항을 통해 이란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완전 개장 ‘새로운 도약’… 물동량 450만TEU 달성 목표

SNCT와 HJIT 등 신항의 2개 터미널은 현재 모두 부분 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SNCT는 내년 1월 1일, HJIT은 내년 11월께 2단계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완전 개장이 이뤄지면 2007년 인천 신항 사업 착수 10년 만에 직선거리 1.6㎞, 터미널 전체면적 96만㎡ 개발이 마무리된다.

 

인천 신항 개장 전의 인천항은 6.1m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TEU) 4천 개 정도를 싣는 선박까지만 수용할 수 있는 세계 60위권 항만이었다. 하지만,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인천항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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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서 바라본 인천신항의 모습. 앞쪽이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뒷쪽이 신광컨테이너터미널.
우선 인천항은 올해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치인 250만TEU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항만공사는 2025년 연간 물동량 450만TEU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천 신항 완전 개장과 함께 항로 증심 16m 준설, 배후단지 조성,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 크루즈 전용부두 건설 등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 신항은 인천항의 미래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엔진”이라며 “인천 신항은 인천항을 더 넓고 깊은 바다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사진=장용준기자·인천항만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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