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위험은 예측 불가능… 사회통합으로 극복해야”

한국수사학회·갈등관리센터 공동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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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5년 한국수사학회 및 갈등관리센터 공동 학술대회’에서 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 이보화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총장, 신교철 경기일보 상무이사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전형민기자
최순종 (갈등관리센터장)

“현대사회 위험은 예측 불가능… 사회통합으로 극복해야”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치중심의 사회통합 측면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최순종 갈등관리센터장은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위기와 갈등의 수사학’ 공동 학술대회에서 “근대화를 통해 봉건사회구조가 해체되고 산업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위험의 유형도 변화하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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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 센터장은 과거의 위험이 자연재해나 빈부의 문제, 노동문제 등 신체와 재산에 대한 위험에 그쳤지만, 현대의 위험은 환경파괴·오염, 새로운 질병, 테러, 국가체제 및 민주주의의 위기 등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사회 위험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개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변형되고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근대화, 신자유주의 및 급속한 지구화, 전 지구적 연결망 확대,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위험의 유형을 변화시켰다”며 “위험은 더이상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갈등을 동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대사회의 위험은 가시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예측과 계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중들의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광우병의 위험은 교통사고 가능성보다 적지만, 오히려 대중은 더욱 불안감을 느낀다”며 “절대적 수치의 문제가 아닌, 예측 불가능함에서 나오는 위험이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위험이라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위험한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과학과 경제발전 △신뢰와 배려를 통한 공동체 의식과 시민정신 △전문가의 성찰과 참여를 통한 성찰적 근대화(제2의 근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대사회 위험은 이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범지구적인 공동체 의식을 통해 사회통합을 구현했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며 “전문가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실천의지, 언론의 역할 등이 시너지를 이뤄 시민사회의 동력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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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

“개인·조직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이미지 회복 전략 중요”

학술대회의 포문을 연 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은 강연에서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이미지 회복 전략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베노이트(W.L.Benoit)의 이미지 회복 전략에 대한 비판과 수용을 수사학적 처지론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이미지 회복 전략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미지 회복 전략은 개인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미지 회복 전략은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볼 수 있다며 전대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도 이미지 회복을 시도하고자 한 사례를 소개했다. 연설문 분석 결과 부인, 책임회피, 개선행위, 사과 등의 표현과 입지강화, 좋은 의도, 보상 등 여러 이미지 회복 전략이 드러나 있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미지 회복 전략을 수사학적 처지론에 따라 ‘따짐’과 ‘풀이’, 두가지 유형으로 풀어나갔다. 

따짐이란 이성에 기초한 처지를 말하고, 풀이는 법률이나 증빙서류를 가지고 상대방의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행위를 해명하거나 상대의 주장을 묵살한 의도로 주장하는 말다툼의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베노이트 이미지 회복 전략과 달리 추정과 짐작, 뜻풀이 등으로 세분화 분석할 수 있는 따짐과 풀이로 이미지 회복 전략을 견고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처지론에서 이미지 회복 전략의 출발점은 결국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또는 어떠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이 같은 이미지 회복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위기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이 이미지 회복 전략으로 위기 상황은 전략에 따라 기회 또는 위험으로 나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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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갈등관리센터 사회정책위원장) / 박일준 (한국갈등관리본부 대표)

“시대가 변하면서 갈등 양상도 급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갈등의 양상과 그 내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분과별 발표 및 토론에서 박은하 갈등관리센터 사회정책위원장과 박일준 한국갈등관리본부 대표는 한 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현대사회의 새로운 위기’를 주제로 발표한 박 위원장은 과거 1950~1970년대는 남성산업노동자 중심, 제조업 중심의 완전 고용 등의 갈등이 부각된 반면, 최근에는 지식 정보 중심의 단절적 고용으로 인한 청년실업, 노인, 여성한부모 등 갈등이 세대별로 세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성의 가족돌봄에 대한 지원 문제 △중앙집권과 지방분권 △노년 정년 연장과 청년 취업 지원 △일자리 기회창출과 나쁜 일자리 창출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 같은 양상을 분석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갈등은 사회적으로 균형이 이뤄지면서 과거와 달리 개인과 개인, 세대와 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준 한국갈등관리본부 대표 역시 사회적 갈등 양상을 설명하면서 이슈의 중심에는 늘 갈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밀양 송전탑, 론스타 사태, 무상급식 논쟁 등 파급력이 있던 이슈의 중심에는 이해 관계가 얽힌 갈등이 있었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갈등은 정보, 관계, 이해, 구조, 가치 등 5가지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특히 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승자독식의 패러다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갈등의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절한 이기성과 이타성을 가지는 형태로 갈등을 풀어나간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사회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갈등을 관계의 문제로 바라보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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