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핀 평화의 꽃… 세계인 마음에도 활짝
DMZ(demilitarized zone), 한반도 평화통일의 시발점이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평화공원이다.
DMZ로 통칭되는 비무장지대는 1953년 7월 유엔군, 조선인민군, 중국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남북한의 적대적 행위로 인한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한반도 중앙 248㎞를 가로질러 만들어 놓은 비전투 지역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화가 달성될 때까지 적대행위와 일체의 무력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됐으나 실제로는 남북한 모두 감시초소(GP)와 관측소(OP)에 이어 군대까지 주둔시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화약고다.
이런 DMZ가 분단의 아픔을 깊이 간직한 채 세계 최고의 보고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세계 최고의 안보관광지로 거듭나는 DMZ
예전에는 DMZ를 관광할 수 있는 루트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DMZ를 여행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하게 열려 있고, 접경지역 지자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관광지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의선 DMZ 트레인이다.
종착지인 도라산역은 민통선 내 최북단 역으로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2002년 2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도라산역을 방문해 철도 침목에 친필 서명한 것이 역사 내에 그대로 전시돼 있다.
이제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 등 안보관광을 열차와 연계한 알뜰 패키지 상품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의 필수 여행코스로 자리잡았다.
경원선 완전개통 100주년이던 지난해 8월 1일에는 ‘경원선 DMZ-train’이 개통했다. 원주까지 달리던 경원선 열차는 철원에서 멈춰섰지만, 개통 1년만에 벌써 5만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DMZ내 유일한 숙박시설인 파주 ‘캠프 그리브스 DMZ 체험관’도 개관 1년 만에 5천500명이 방문할 정도로 대표 안보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캠프 그리브스 DMZ 체험관은 숙박뿐만 아니라 민통선의 특성을 살린 안보관광 서비스를 방문객의 특성에 맞춰 제공해 청소년에게는 안보의식 함양을, 중장년층에게는 향수와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경기북부 민통선 지역의 대표적인 안보·평화 명소인 도라산 평화공원에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를 기념하는 ‘평화의 숲’과 연평해전 전사자들을 기리는 ‘연평해전 영웅의 숲’ 조성 계획까지 발표해 안보관광지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분단의 상징인 민통선(DMZ) 자전거로 달려보는 ‘뜨루 드 디엠지(Tour de DMZ) 평화누리길 자전거 퍼레이드’도 새로운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했다.
■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 DMZ
DMZ 그 곳에는 기러기, 두루미 같은 철새와 고라니, 노루 등 야생동물, 그리고 수생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교육적 가치가 높다.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상처를 간직하며 60여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겼지만, 아름다운 자연생태를 잘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목받는 곳이 연천군이다.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계는 물론이고 주상절리와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재인폭포를 비롯 전곡선사박물관, 허브빌리지, 태풍전망대를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양주ㆍ연천=이종현ㆍ정대전기자
5사단 GOP중대장 오도근 대위
“관광객 잇단 발길… 군장병은 한시도 긴장 못 풀어”
DMZ가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 곳을 지키는 군장병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
고 있다. 5사단 GOP중대장 오도근 대위는 “GOP는 북한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적을 마주하고 있다고 해서 떨린다거나 두려운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며 “만약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적의 원점과 지원세력이 무력화될 때까지 몇 배로 되갚아 줄 것이며, 6·25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각오로 GOP경계작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금 다짐했다.
시간의 흐름속에 DMZ의 위상과 의미는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DMZ 군사분계선 상의 우리 군의 근무태세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DMZ가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지뿐만 아니라 자연유산으로의 위상을 새로이 정립해 나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오 대위는 “GOP는 아무나 근무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군인으로서 매력을 느낀다”며 “GOP에 투입되기 전, 철저한 사전 교육을 받고 장병 모두가 위급상황에 따른 매뉴얼들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경계작전에 임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은 저희를 믿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천=정대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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