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 증가세 주춤… ‘2차 유행’ 진정 기미

평택선 추가 환자 없어 주말이 ‘3차 유행’ 고비

이번 주말이 메르스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확진 환자 증가세가 주춤하며 2차 유행이 진정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메르스는 잠복기가 2~14일에 달하는 만큼 이번 주말께 3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양산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지난 4일 5명, 5일 9명, 6일 14명, 7일 23명이 나오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8일 8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대책본부는 평택성모병원의 ‘1차 유행’에 이어 14번 환자(35)가 지난달 27∼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다수 방문자를 감염시켜 ‘2차 유행’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확진 판정일 기준 ‘2차 유행’의 정점은 지난 7일이었다. 이날 추가된 23명의 확진자 중 17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지만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평택에서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메르스 잠복기를 고려할 때 삼성서울병원의 추가 환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30일 이후 환자들의 평균 잠복기인 6∼7일이 거의 다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처럼 메르스 ‘2차 유행’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이번주 중 확진 환자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주말께 ‘3차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삼성서울병원, 건양대병원, 대청병원 등을 거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했듯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양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76번 환자(75·여)가 지난 5∼6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과 6일 서울 성동구 건국대병원을 각각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차 유행’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단 삼성서울병원의 추가 환자 증가세가 꺾이긴 했으나 다른 병원으로 유입된 환자가 있어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일 기준 메르스 확진 환자는 95명이며 격리조치를 받은 사람은 2천892명, 격리 해제자 607명, 퇴원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메르스 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과 지역은 계속 늘고 있다.

김예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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