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잡아먹는 강준치만 ‘득실’
평택 오성복합화력발전소에서 방류되는 온배수로 인해 진위천 상류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주장(본보 1월26일 1면)을 어민들이 제기한 가운데, 최근 이 일대 하천에서 치어를 잡아먹는 유해어종 강준치 등이 대거 포획되는 등 생태계 교란이 현실로 드러났다.
이에 시는 강준치 수매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발전소측은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오성복합화력발전소와 어민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오성복합화력발전소 준공 이후 진위천 상류 하천으로 시간당 200~250t의 온배수가 유입되면서 진위천 상ㆍ하류에 서식하는 각종 어종들이 방류구 인근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발전소 방류구 주변 지역의 경우 어종 변화는 물론 서식지 등이 바뀌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인근 어민들의 어망에는 강준치가 속속 잡혀 올라오면서 어획량 감소까지 이어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발전소에서 직선거리로 8㎞도 채 떨어지지 않은 평택시 오성면 진위천 중류에는 6년째 어업을 하고 있는 L씨가 그물망을 던져 물고기 70여마리를 잡아 올렸다.
그물을 끌어올린 뒤 고기를 담는 불통에는 강준치만 70여마리가 담겨있을 뿐, 이 중 팔거나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잉어와 붕어는 단 6마리 밖에 없었다. 이를 본 L씨는 “올라오는 고기만 보면 착잡하다”고 말했다.
2대째 어업을 하고 있는 C씨도 해마다 현저하게 잉어와 붕어 등 어획량이 줄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C씨는 “지난 4일에도 그물을 끌어올렸는데 어묵으로나 쓸 수 있는 강준치만 약 50㎏ 잡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다른 어민 L씨도 어종의 변화와 물고기들의 서식지 이동으로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L씨는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어종인 블루길이 어느새 온배수가 나오는 발전소 인근에 서식하고 있다”며 “붕어 또한 4월~6월까지 산란시기지만 최근 예전과 다르게 난산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호 한국민물보존협의 연구위원은 “어식성 어류인 강준치는 치어 등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로 알려져 있어 개체수가 많아지면 어획량이 감소, 어민들에게는 치명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시는 최근 강준치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1㎏당 3천원에 팔 수 있도록 하는 수매사업을 계획, 생태계 교란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성복합화력발전소 관계자는 “법적 온도를 지키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온도를 관리하고 있다”며 “11일 오전에 시와 어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생태계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영,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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