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같은 마을에 희망이 싹트다

양주시 남방동 일대 주거취약지역 재생사업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둔 시점.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도시가스가 아닌 연탄으로 난방하고, 상하수도 없이 붕괴 위험이 있는 가옥에서 살거나 재래식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며 악취와 불편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양주시 남방동 남방2통 지역도 마찬가지다.

도시지역이지만 도시지역 주민으로서의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양주시 남방동 일대가 국토부와 지역발전위원회가 추진하는 주거취약지역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비 27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시는 국비 27억원과 도ㆍ시비 등 총 37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인 도시재생사업이 끝나는 2018년이면 남방2통은 여느 도시지역 못지않은 곳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 주거취약지역 재생사업 ‘서막’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이하 지역위)는 지난달 24일 서울 정부청사 지역발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제13차 회의를 열고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 사업 대상지 85곳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농어촌 55곳, 도시 30곳 등 총 85곳으로, 올해 국비 550억원이 지원되는 등 향후 4년간 3천200억원이 투입돼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게 된다. 경기도내에서는 양주시를 비롯해 포천시, 파주시 등 3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인 ‘주거취약지역 재생사업’은 국정과제인 지역행복생활권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으로, 주거여건이 열악하고 안전·위생이 취약한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 인프라를 확충, 전국 어디에 살든지 기본적인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위는 사업대상 지자체를 대상으로 합동워크숍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은 농어촌은 2017년까지 3년, 도시는 2018년까지 4년의 범위에서 시행될 계획이다.

 

■ 남방2통 주거환경 ‘1960년대 착각’

남방리(南防里)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남쪽 방어진지란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도 의정부시 경계를 따라 전차방호벽과 함께 수㎞에 걸쳐 방호벽이 구축돼 있으며 일부가 끊어져 있기도 하지만 의정부시와 양주시를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다.

한국전쟁 기간 이후 외국군 주둔기지가 있었고, 미군 제43의무병원이 자리잡아 경기북부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으며기지촌이 형성돼 있던 지역이다.

현재도 마을 안에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고 마을과 맞닿은 곳에는 공용화기 사격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마을안길 건너편에는 103공병대대가 자리잡고 있다.

36년간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이면서 도시계획지구에서 제외돼 도시시설 미비로 인해 주민들은 도시지역임에도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60년대 수준의 낙후된 생활을 하고 있는 등 생활여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양주시와 의정부시가 맞닿은 행정구역간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어 양주시와 의정부시의 협력에서도 소외돼 왔다.

현재 남방2통 지역에는 91가구 148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50대 32명, 60대 66명 등 고령자가 많다. 주민의 80%인 117명이 취약계층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19명, 차상위계층 5명, 독거노인 30명, 장애인 7명 등이다.

기반시설도 열악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전체 건물 52채 가운데 63%인 33채가 연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하수도의 경우 양주시 보급률이 90%인데 비해 48%에 그쳐 91가구 중 44가구에 하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다. 또한 91가구 중 61가구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회관이 없어 가건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건물 52채 가운데 6채가 비어있거나 폐가로 방치돼 있다. 마을도로도 폭이 1.5m 안팎으로 소방도로가 없어 화재발생시 소방차 진입이 안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도시재생 프로젝트 이렇게…

양주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크게 3개 전략으로 추진된다. 우선 취약계층 개조 프로젝트는 주거환경 개선사업, 안전한 경관개선사업, 생활인프라 구축사업, 공동시설 리모델링 등으로 나눠 추진한다.

또한 시예산이 투입되는 부분은 농어촌 빈집 정비사업, 마을회관 시설공사, 취약계층 주거급여사업 등을 전개한다. 양주시 민간 재능나눔사업과 연계한 사업으로는 취약계층 집수리 지원과 함께 민간 재능기부사업으로 담장벽화 등을 추진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크게 4개 사업으로 나눠 주거환경개선사업, 안전하고 쾌적한 경관정비사업, 인프라 구축사업, 공동시설 리모델링 등을 진행한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4천800만원을 들여 기초수급자 등 24채의 집수리를 진행하고, 대부분 슬레이트 지붕인 50채의 주택은 3억9천만원을 들여 지붕개량사업을 벌인다.

쾌적한 경관개선작업은 3억1천800만원을 들여 담장 및 마을안길 개선작업을 전개하고 2억원을 들여 CCTV, 보안등 등 안전한 경관개선사업을 벌인다.

인프라 구축사업으로는 5억3천200만원을 들여 전 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16억6천800만원을 들여 길이 430m, 폭 8m인 소방도로를 개설한다. 이와 함께 현재 가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마을회관은 7천만원을 들여 새로 건축하는 등 새롭게 리모델링 한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지역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총괄 코디네이터를 선정,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실시설계 용역을 마칠 계획이다.

2년차인 내년에는 지역주민에게 우선 필요하고 시급한 사업부터 진행해 오래된 집수리와 슬레이트 지붕 개조사업을 벌이고, 무너진 담장과 골목길 정비와 함께 안전한 경관정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3년차인 2017년에는 취약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낙후지역 생활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춰 도시가스 공급사업과 함께 소방도로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이 마무리되는 4년차인 2018년에는 사업을 정산한 뒤 사업시행 전후 주민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개선점을 도출, 보완할 계획이다.

■ 2018년 ‘낙후마을 오명’ 벗는다

사업이 완료되는 2018년의 남방2통의 모습은 여느 도시지역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탈바꿈된다.

양주시와 의정부시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어 사업 추진 시 의정부시와 동반 상생하는 효과가 기대되며 국가안보와 그린벨트로 인해 희생 당해온 마을 주민들에 대한 피해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벨트에 묶여 낡고 허물어져도 고치지 못했던 주택들은 개축돼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60년대에 만들어진 골목길과 담장도 산뜻하게 바뀌어 안전하고 쾌적한 골목길로 탈바꿈한다.

그동안 비좁아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했던 마을안길도 8m도로로 넓어진다. 무엇보다 상하수도시설이 공급돼 도시지역 주민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고, 도시가스 공급으로 생활환경과 난방문제가 해결된다.

시는 취약계층 집수리 지원, 셉테드 경관개선, 재능나눔 자원봉사 등 자발적인 주민주도의 공공지원을 유도해 자립기반이 취약했던 마을의 자생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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