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역세권 고대병원 MOU 그리고 1년… 빛바랜 희망

경기북부주민 의료복지 기대 지난 한해동안 사업 허송세월
고려대측 송추부지 매각 포석 市 “행정절차 완료되면 추진”

고려대학교와 양주시가 양주역세권사업지구 내에 병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해 병원 설립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 고려대학교와 양주역세권개발사업 부지 내에 6만6천115㎡ 규모의 부지를 마련, 고려대학교 양주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양주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의료여건이 취약해 종합병원이나 3차 의료기관이 없어 시민들이 인근 의정부나 서울 등지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등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였다.

이에 협약 체결 당시 양주시에 메이저급 종합병원인 고려대병원이 들어서면 양주시뿐만 아니라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의료복지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일색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병원 설립을 위한 어떠한 사항도 진척된 것이 없어 MOU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고려대학교측이 병원 설립보다는 장흥면 송추에 있는 운동장 부지를 매각하기 위한 일환으로 병원 설립을 추진한 것이어서 애초부터 병원 설립이 불가능한 사안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협약 당시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양주시와 조용히 MOU를 체결하려 했으나 양주시가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바람에 부담감을 갖고 있었고, 협약서에 명기됐듯 송추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병원 설립을 이야기한 것이 확대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대측은 송추구장이 야구장 1면, 축구장 2면 등 12만5천623㎡의 부지를 갖고 있으나 이중 60%인 7만5천㎡가 그린벨트여서 이를 매매하기 위해 병원 설립을 양주시에 먼저 제안하는 등 이전에도 송추구장을 활용하려는 방안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전력이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고려대병원 설립을 제안했는데 시가 무리하게 병원 설립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병원 설립은 아직 역세권개발지구 개발을 위한 행정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실시협약을 체결해 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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