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고위험군 치료·관리… 이젠 국가가 나설 때”

양주시 정신보건센터 생명사랑팀 김경희 간호사

군부대 관심병사들의 자살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들의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양주시 정신보건센터 생명사랑팀 김경희 간호사(52·사진)와 그의 동료다.

센터가 군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양주시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가 생기면서부터다. 김경희 간호사는 센터 개소 당시부터 이 일을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당시엔 자살예방협회 소속 강사가 교육을 담당했지만, 지금은 팀원 모두가 자살예방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땄다. 체계적인 교육이 되다 보니 많은 부대에서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김경희 간호사는 자살 고위험군 장병의 경우 외부와 차단돼 실질적인 관리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은데 우선 부대 관리자의 마인드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군양주병원에서 말을 안하던 사병들이 민간단체인 센터에 와서는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으며 무사히 군복무를 마친 경우가 많다”며 “6012부대가 좋은 사례로 2011년 MOU를 맺은 뒤 지속적인 교육과 상담, 치료 등으로 자살 고위험군 예방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자녀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부모가 먼저 자녀의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살은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자살이 개인적인 취약성과 관련이 깊지만 자살위험을 인지했을 때 계획단계에서부터 가족, 지역자원, 병원 등 모든 자원이 개입해 자살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주지역 내 자살 고위험군 등록자는 드러난 숫자만 80~90명 정도다. 자살시도자들에 대한 치료 대부분이 응급치료 단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치료비 등 지자체의 지원이 충분치 않은 것도 문제점이라며 우울증 등 정신적 치료 등은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자살 고위험군은 입원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1회 입원치료비가 50만~70만원으로 예산 부족으로 10여 명밖에 지원하지 못하고 외래와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모든 고위험군을 관리하기란 너무 버거워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더 늘어나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했다.

양주=이종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