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리 양주소방서 119구조대원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닿아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서울 성북구 한 주택가에는 때아닌 비명소리가 주위를 혼란에 빠뜨렸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수술까지 받은 K씨(60)가 갑자기 쓰러지자, 가족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119 구급대원을 찾은 것. 이에 양주소방서 119구조대원 이애리씨(23·여)는 전날 종일근무로 피로감에 눈을 못 뜰 지경이었지만, 반사신경으로 문을 박차고 뛰어나가 K씨의 상태를 파악, 심폐소생술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첫 단추를 뀄다.
심장질환 앓은 의식불명 환자에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생명 구해
이씨는 “발견 당시 K씨의 상태가 너무 심각했어요. 의식불명에 맥박도 뛰지 않고 동공반사도 없는 심장박동 정지 상태로 3분 안에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을 당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온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이 갑자기 정지해 혈액 순환이 멈춘 상태에서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3분 내 심폐소생술을 받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돼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태였던 것.
이씨는 지체없이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10분 후 119구급대가 도착했고 AED(자동제세동기)로 심장리듬을 확인한 결과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되자 전기충격을 가한 뒤 흉부압박을 실시했다. 기적처럼 김씨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정상적으로 심장이 박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려대병원으로 이송된 김씨는 의식과 호흡, 맥박 모두 정상을 되찾았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이었다. 발 빠른 119 신고와 최초 목격자의 심폐소생술, 구급대의 자동제세동기 처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이같은 성공을 얻은 것.
이씨는 “평소 닦아온 심폐소생술로 실제 생명을 구하게 돼 기쁘다”며 “일반인들도 사전에 심폐소생술과 자동 제세동기 작동법을 배워두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소방시험 준비에 만전을 기해 재난현장에서 봉사하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양주=이종현기자 leech04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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