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최소한 요구도 외면한 채 강행”
비대위 “사고위험 우려… 마을 관통 구간만 지중화”
한전 “주민설명회 의견 따라 선로변경ㆍ재변경 어려워”
한국전력공사가 양주 옥정신도시 전력 공급을 위해 고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송전탑 인근 주민들은 한전 측이 최소한의 요구사항도 외면한 채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20일 한전 서울발전처에 따르면 한전은 옥정신도시 개발에 따른 부하급증에 대비해 신설하는 옥정변전소와 포천 송우~동두천 송전선로간 전력계통을 연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154㎸ 옥정분기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 오는 8월 준공할 계획이다.
송전선로는 옥정변전소에서 송우~동두천 T/L(트랜스미션 라인)까지 1.47㎞ 구간에 4각 철탑 2기와 케이블헤드형 관형지지물 1기 등이 양주시 율정동 귀율마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이다.
송전탑이 관통하는 귀율마을은 풍천 임씨 집성촌으로 송전탑 반경 600~700m 내에 100여가구, 마을 안쪽에 들어서는 송전탑 직접 영향권 내에는 3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충 주민설명회에서 귀율마을 주민들은 500년 역사의 마을에 송전탑이 들어서면 마을이 없어지고 재산권 침해는 물론 사고 위험이 높아 마을을 관통하는 구간만 이라도 지중화 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전 측이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마을주민들은 “부득이할 경우 마을에 피해가 없도록 일부 노선변경을 요구했지만 한전 측은 노선변경은 불가하며 주민들이 토지 수용에 불응할 경우 다음달 6일부터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송전탑 건립을 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임태혁 비대위원장은 “마을에 고압선이 지나가고 내 토지에 고압철주가 들어선다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주민들의 피해는 외면한 채 일방적인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려는 한전 측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발전처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의견에 따라 송전선로 위치를 이전했는데 또 다시 변경하면 일정상 8월 준공이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주민들의 피해 부분은 지역협력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협의해 원만히 해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주=이종현기자 leech04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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