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가족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하루하루가 꿈만 같아요.”
경기일보와 ㈔한베친선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베 소통대회 2012 주한 베트남 이주가정 수기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응엔 티 트엉씨(Nguyen Thi Thuong·27·여)는 요즘 정말로 ‘행복’하다.
12월이 되면 3년만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 부상으로 받은 항공권으로 연말 쯤 남편과 7개월 된 딸 연우와 친정 나들이에 갈 생각만 하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응엔티 트엉씨는 공모전에서 시어머니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우리 가족’을 출품했다. 여기에 남편 이광연씨(35)와 만난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지난 2010년 6월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인생의 반쪽을 찾은 것 같은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혔다는 응엔 티 트엉씨.
저녁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나눈 뒤 결혼하기로 결심, 한 달여만에 초스피드 웨딩마치를 울린 뒤에도 한국으로 먼저 출국한 남편을 뒤로하고 한국어 공부와 비자 서류 준비를 마친 뒤에야 같은해 9월, 새로운 가족인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계신 한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만해도 여러 생각에 심경이 복잡했지만,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남편과 시아버지, 남편 동생 부부의 모습을 보자마자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그러나 행복의 연속일것만 같은 결혼생활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6월 갑자기 복통이 심해 찾은 병원에서 물혹이 터져 복강경수술을 해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음과 동시에 뱃속에 4주 정도된 태아가 자라고 있다는 말은 기쁨과 불안을 함께 안겨줬다. 아기가 다운증후군 위험수치가 높았기 때문.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성으로 간호해준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있어 건강히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트엉씨는 “빨리 가족들을 만나 딸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친정 부모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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