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영어마을 이대론 안된다] 2. 전면재검토시급

엎친 적자운영·덮친 노후시설 보수비 ‘혈세먹는 하마’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가 발생, 경기도의 골칫덩이가 된 ‘영어마을’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보수비용까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층 교육 지원도 저조할 뿐 아니라 600억원 이상의 혈세를 들여 만든 시설을 사실상 민간에 조건없이 임대해 주고 있어 더는 공적 시설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영어마을을 백지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파주캠프 4년간153억쏟아부어

양평·안산등희한한민간위탁

운영은업자·보수는道가부담

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운영하고 있는 영어마을 파주캠프는 출범 첫해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 2008년 41억원, 2009년 63억원, 2010년 29억원, 2011년 20억원으로 4년간 153억원에 이른다.

이에 경기도의회 등의 지적을 받아 파주캠프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올해 최종 적자 예상액은 27억원가량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설립된 지 6년이 흐른 지금 시설 곳곳에 대한 보수 비용도 추가로 요구되고 있다.

파주캠프의 경우, City Hall(영어마을 시청) 주변 철 구조물이 노후화돼 당장 내년에 보수해야 하며, 일부 침하된 지반과 수영장 결로 등도 시급히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도는 내년에 5억원의 시설 보수비를 추가로 확보해 보수에 나설 계획이며, 결국 운영적자 27억원과 시설 보수 비용 5억원 등 총 32억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같이 매년 수십억원의 도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영어마을의 공익적 기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8월까지 파주캠프에서 영어교육을 받은 학생은 총 9천773명에 이르지만, 이중 저소득층은 824명에 불과해 10%도 채 되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앙평캠퍼스와 파주캠퍼스가 시설 내에서 두 달 동안 6백여만원을 받고 미국 수능시험 SAT 대비 교습을 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특히, 파주캠퍼스는 지난해 운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14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 퇴직자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양평캠퍼스(676억원)와 안산캠퍼스(84억원)를 민간 교육기관에 조건 없이 임대, 운영토록 하고 있으면서 시설 유지·보수 비용은 도가 부담하는 기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도는 올해 양평캠퍼스에 시설 유지·보수 비용으로 1억원을 지급하는 등 민간위탁을 하더라도 매년 수억원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파주캠퍼스는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오라고 하니 경영적인 부분이 아닌 직원 십여명을 해고했다. 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며 “양평과 안산캠퍼스는 사실상 경기도 자산을 민간에 가져다 바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양평과 안산캠퍼스는 민간 교육기관들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익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파주캠퍼스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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