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인삼·약초 만두를 아시나요? 아이스크림이 31가지 맛이 있다면 만두에도 31개의 맛이 있습니다.”
10여년간 새로운 맛의 만두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억척 여성 기업인이 있다.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 60의16 한만두식품 남미경 대표(50·여).
남 대표 앞에선 김치만두, 고기만두, 물만두 등 일반적인 만두는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그동안 남 대표가 만들어 낸 새로운 맛의 만두는 주꾸미만두, 오징어만두, 추어만두, 동태만두, 메밀만두 등 30여 가지에 이른다.
학업에 지친 수험생들을 위해 간식용으로 만든 수험생 만두가 있을 정도다.
직원들은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품평회와 신제품 개발 경연대회에 새로운 맛의 만두를 만들어 출품한다.
직원들이 직접 시식을 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만두는 상품화된다.
이처럼 탄생한 만두가 미꾸라지만두, 인삼만두, 닭만두, 오리만두 등이다.
새로운 맛의 만두가 하루에 10만알, 한달이면 200만알, 1년이면 2천500만알이 만들어져 나온다.
보험업을 하던 남 대표가 만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 우연히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이 만든 만두를 맛본 뒤 총판계약을 따내 당시엔 한 달에 1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쓰레기만두 파동으로 월 1천만원 팔기도 힘들 정도로 큰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만두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기술 하나 없이 시작한만큼 순탄할 리 없었다.
실패하기도 여러번, 1년만에 빚만 1억원이 넘었고 3년이 지나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사업을 접고 선교사로 떠날 생각도 했지만 이대로 좌절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남 대표는 만두는 ‘제품’이 아닌 ‘음식’이란 생각으로 신선한 재료들로 직접 만두피와 만두소를 만들었고, 새로운 맛의 만두를 개발해 나갔다.
프렌차이즈업체를 찾아다니며 맞춤형 만두를 납품, 차츰 맛을 인정받으면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사업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남 대표는 지난해 직원들과 함께 회사 비전으로 ‘고객이 기뻐하면서 안전하게 먹을 수 있고,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자’로 정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적 약자와 일자리를 함께 나누고 꿈을 이뤄나가는 기업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정신지체 장애우들과 새터민 여성들을 식구로 받아 들여 일자리를 함께 나눴다.
남 대표와 직원들은 매주 쉬는 날 자매결연을 맺은 곳을 찾아 무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마지막주 토요일엔 4개 봉사팀을 만들어 팀별로 교회와 양로원을 찾아 만두를 대접하고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직원들의 호응도 높아 2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남 대표는 훗날 고아원도 설립하고, 굶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따뜻한 만두를 전해주고 싶다는 꿈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남 대표는 “아이스크림에 31개의 맛이 있듯, 31개의 맛을 가진 만두를 만들어 만두 전문업체로 우뚝 서겠다”며 “만두는 제품이 아닌 음식이다.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음식, 이웃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랑의 만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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