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후예·한 곳에 영면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주먹왕 김두한(金斗漢·1918~1972)과 가요계의 전설 배호(裵湖·1942~ 1971).
얼핏보면 공통점이 없는 이 둘의 공통점은 독립군의 후손이라는 점과 양주시 장흥면 신세계공원(묘원)에 함께 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지난 18일 장흥면사무소를 거쳐 이들이 묻혀있는 신세계 공원을 찾았다.
묘지 안내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공원 오른쪽 방향 8부능선에 있다는 김두한의 묘를 찾아나섰지만, 일반인들이 찾기 힘든 곳에 있어서인지 1시간여를 헤맨 끝에 간신히 찾을 수 있었다.
어린시절 고아나 다름없는 부랑아생활을 하다가 종로를 중심으로 조선인 상인을 보호하는 등 협객으로 활동한 주먹왕 김두한이지만, 김씨의 묘지는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봉분 일부가 무너진 채 방치돼 있었다.
10년 전 영화 ‘장군의 아들’과 드라마 ‘야인시대’가 인기를 끌면서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묘소를 찾거나 위치를 알아보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지만, 이젠 묘소를 찾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관리인의 말에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김씨의 묘지는 딸 김을동 의원의 요청에 따라 충남 보령에 있는 아버지 김좌진 장군의 묘역으로 조만간 이장될 예정이다.
김두한 묘소에서 50여m 아래에는 요절한 트로트계의 왕 배호(본명 배신명)의 묘가 있다. 배씨의 묘 한켠에는 회갑을 맞아 세워진 노래비와 팬들이 남긴 조형물들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중국 산둥성에서 광복군의 아들로 태어안 배호는 외삼촌인 김광빈·김광수 등 대중가요 작곡가들을 따라 10대 때부터 미 8군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고, 1967년에는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공원’으로 최고 인기를 누렸다.
양주=이종현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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