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캠퍼스 백지화… 이대측 ‘묵묵부답’ 학생회·동문 ‘책임있는 태도’ 촉구

오늘 정문앞 파주시민 1천여명 대규모 시위

이화여자대학교가 ‘캠퍼스 이전 사업백지화’에 반대하는 파주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바로 전날까지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이배용 전 총장을 비롯한 동문들과 학생회 등 내부 구성원들까지 비난여론에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파주시민 1천여명이 참여하는 이화여대 정문 앞 대규모 시위 사태는 불가피하게 됐다.

 

18일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들끓고 있는 파주 지역 여론과는 달리 캠퍼스는 여느 때와 같이 평온한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이화여대 캠퍼스 이전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른다’, ‘별로 관심없다’는 식의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은 이른 아침부터 이화여대를 방문,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과 해명을 요구했으나 학교측은 교수회의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고 회피에 급급했다.

 

이화여대측은 앞서 지난 17일 조청식 파주 부시장 등 파주시 관계자들과 가진 면담에서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화여대측이 캠퍼스 이전 사업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파주시민 1천여명이 정문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이화여대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사업을 진행해온 이배용 전 총장을 비롯한 동문들과 학생회 등까지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이배용 전 총장은 “사업을 추진한 전임 총장으로서 이번 사태가 빚어지게 된 것에 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책임 있는 태도로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이슬 학생회장(24·정치외교학과)도 “캠퍼스 이전에 반대하는 학생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대규모 집회 등의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며 “학교 측의 빠른 입장표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6년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동문 K씨(60)도 “학교 측의 무책임한 대처 때문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면서 “이대의 신뢰를 실추시킨 학교 측의 대처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화여대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김요섭·박민수·박성훈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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