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보호 매뉴얼 만든지 1년… 경기도, 악성 민원 대응체계 구축

道, 운영 1년 만에 실질적 성과
민원인과 갈등… 상급자 개입
조직 내 문제 관리시스템 구축

지난 3월25일 경기도청 열린민원실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특이민원(폭언·폭행) 발생대비 모의훈련’에서 도청원경찰이 가해민원인을 제압하고 있다. 경기일보 DB
지난 3월25일 경기도청 열린민원실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특이민원(폭언·폭행) 발생대비 모의훈련’에서 도청원경찰이 가해민원인을 제압하고 있다. 경기일보DB

 

#1. “김동연 불러. 도지사 만나게 해 줘.” 매일 같은 번호로 걸려 오는 민원 전화에 경기도청 직원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다. 한 번 걸려 온 전화는 1시간 이상 이어지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다른 부서 번호로 재차 연락이 온다. 이에 도는 민원인과의 통화 권장 시간을 20분으로 제한하고, 악성 민원인은 팀장이 맡도록 했다.

 

#2. 새 부서로 발령받은 한 직원은 인수인계를 해줄 담당자도 없고, 남겨진 인수인계서도 없어 업무 파악에 한 달 넘게 걸렸다. 이전 부서와 전혀 다른 업무를 맡게 돼 사업 개요부터 새로 숙지해야 했고, 옆자리 동료도 다른 업무를 맡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전임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사업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도는 인수인계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악성 민원 대응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운영 1년 만에 공무원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실명 비공개·통화 제한·인사조치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20일 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악성민원대응 및 직원고충처리 TF(이하 TF)’의 1년간 운영 성과를 점검했다.

 

지난해 3월 구성된 TF는 민원공무원 보호와 조직문화 개선을 목표로 출범했다.

 

TF는 장시간 통화 민원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화 종료 안내 설명을 도입했고, 민원인과의 갈등이 발생할 때 상급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또 TF는 노조, 협조부서와의 순회 방문을 통해 현장 고충 35건을 수렴하고, 갑질·인사·성희롱 등 조직 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고충 민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괴롭힘이 발생한 부서장 등 5명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를 완료했다.

 

도는 TF 운영 과정에서 실효성이 확인된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민원 응대로 인한 감정 소비가 큰 직원들을 위한 보상 체계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조례 및 공무원 수당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다.

 

도 관계자는 “1년간 TF 운영을 통해 공무원 보호 기반을 정비하고, 내부 고충에 대한 구조적 대응 체계를 갖췄다”며 “TF는 공식 종료됐지만, 긴급 현안 발생 시 기존 대응 체계를 즉시 재가동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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