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우 협상 진전시 16일 튀르키예 갈수도"

정예은 인턴기자 ye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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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3년만…양국 정상 불참할 듯
WSJ 등 외신 "협상 진전 어려워"…EU 대러 제재 강화 방침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이후 3년 2개월 만에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로 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면 튀르키예에 갈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15일(현지시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난다. 지난 2022년 3월에도 이곳에서 협상을 벌인 양국은 3년여 만에 휴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불참 의사를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중 열린 비즈니스 조찬 행사에서기자들과 만나 "참석을 고민하고 있었지만 매우 어렵다"면서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적절하다면 금요일(16일)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제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상이 실무회담 성격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뚜렷한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불참을 선언하며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부터 푸틴 대통령이 올 경우에만 회담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만 만나고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대에 못 미치는 하급 관리들로 구성된 팀을 파견했다"며 "특히 메딘스키를 대표단 단장으로 임명한 것은 협상에서 조금도 양보할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메딘스키는 3년 전 이스탄불 협상 때도 러시아 측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당시 작성된 협정문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 비핵화 등 군사력 대폭 감축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허용 등이 담겼다.

 

한편, 튀르키예 당국은 아직까지 협상 시간과 장소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다. 타스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협상이 시작된다고 보도했지만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시작 시점에 대한 합의는 없다"며 "16일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BBC에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들은 회담에서 진전이 없다면 대러 제재 강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러시아의 편법 원유 수출 봉쇄를 위해 '그림자 선박'이라 불리는 유조선 약 200척을 제재 목록에 올리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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