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후보 체면 살려준 것일 뿐” 불만 시선 여전
단일화를 둘러싸고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한 발 물러선 모양세다.
5일 밤 비공개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전담 기구 설치와 당직 임명권 수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갈등의 불씨가 표면적으로는 진화된 듯하지만, 내면엔 여전히 불만과 불신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당 중심으로 일방 추진되는 데 반발해 왔다. 김 후보는 선대위 구성권과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 임명권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에서 거부하자 "당무 우선권을 무시한 월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당지도부는 6일 김 후보 의견을 뒤늦게 수용했지만, 당내 분위기는 냉랭함이 감지된다. 전날 의원총회에선 “너무 믿었다”, “이건 사기 행각”이라는 격앙된 표현까지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의원은 후보 교체론을 언급하기도 했고, 한 중진 의원은 “단일화를 적극 외치며 지역에 다녔는데 정작 김 후보가 거부감을 드러내니 민망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의원총회에서 합의된 지도부 결정은 ‘갈등 봉합’이라기보다 후보 ‘체면 살려주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가 요구한 틀은 받아들였지만, 실제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은 여전히 당이 쥐고 있다”며 “추진기구 설치는 명분용이고, 실질적 권한은 선대위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거론되는 7일 또는 11일이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다시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단일화를 통해 중도 외연을 넓히고 정권재창출이라는 대의에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인지, 내홍 속 자중지란을 겪을 것인지 기로에 선 셈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김 후보의 입장 변화이다"라면서 "단일화 실현을 위해선 그가 한덕수 후보와의 연대 구상에 동의하고, 단일화 방식과 일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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