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등판, 대선판 흔든다... 유죄 취지 이재명 판결 직후 사퇴 [6·3 대선]

단일화·빅텐트·중도 확장, 정국 향배 가를 열쇠 될까
경제·외교·통치 경험... 이념보다 안정성·신뢰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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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열고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한 전 총리의 발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지 불과 몇 십분 만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열고 "극단의 정치를 넘어서 협치의 기틀을 세우겠다"며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셈이다.

 

다음날인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한 전 총리의 등판은 가뜩이나 불확실한 대선 판도에 중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전 총리는 사퇴와 동시에 여의도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차렸고, 곧바로 출마 선언과 메시지 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 등판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침체에 빠졌던 보수 진영 내 중도·기성 지지층 사이에 구심점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 1강 체제를 굳힌 이재명 후보를 넘어설 최고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경제·외교·통치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이념보다 안정성과 신뢰에 방점을 찍은 후보로 분류된다.

 

이같은 성향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따라 보수 진영 전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빅텐트 전략'의 핵심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선거법상 선거홍보물 마감일(5월 7일) 이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호 2번을 포기해야 한다. 국민의힘과 단일화 협상 시한은 촉박하고, 기존 후보들과의 이해관계 충돌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한동훈 후보는 당 차원의 단일화를 선제 제안하는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전 총리의 출마는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따라 후보와 연대하거나 무소속 연대를 중심으로 중도·탈당파, 이낙연계 새미래민주당 일부 인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빅텐트 형태와 중심축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이재명 후보와의 본선 구도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한덕수의 출마는 보수의 재정비를 넘어 '비정치인 대 통치형 정치인' 구도를 형성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며 "결국 관건은 단일화 성패와 그의 중도 확장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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