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정용원
미루나무 꼭대기
반쯤 지은 까치집
아빠 까치는 서까래 구하러 가고
엄마 까치는 솜털 담요 사러 간 사이,
“주추와 기둥은 튼튼한가?”
바람은 한바탕 흔들어 보고
“아기 까치 태어나면 둥지 안은 포근한가?”
봄 햇살은 뱅그르르
둥지 안을 돌아본다.
사랑의 보금자리
까치는 주로 미루나무 꼭대기에 집을 짓는다. 왜 낮은 곳을 마다하고 그 높은 곳에 삶터를 장만하는 걸까. 높은 곳일수록 바람도 세고 빗줄기도 강할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까치들은 지금까지 미루나무 꼭대기를 고수해 왔다. 거기에는 필연코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까치집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비쩍 마른 나뭇가지와 진흙을 얼기설기 얹어놓은 데 불과하다. 이 동시는 바로 그 점을 걱정하고 있다. 바람은 얼기설기 지은 까치집이 튼튼한지 어떤지 흔들어 본다. 또 햇살은 까치집 안이 포근한지 어떤지 둥지 안을 들여다본다. 까지집을 걱정해주는 바람과 햇살의 마음이 참 어여쁘다. 무엇보다도 까치 부부의 사랑이 너무도 아름답다. 머잖아 태어날 새끼 까치를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부부의 정성어린 행동이 따뜻하기 그지없다. 그러고 보면 까치나 인간이나 부모는 같은가 보다. 그 많은 가운데서 만난 인연을 함께 가지고 간다.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변함없는 삶을 이어간다. 정용원 시인은 원로 아동문학가로 얼마 전에 산수 기념으로 ‘동심문학 반세기’란 문집을 출간했다. 50년의 동심문학을 총정리한 것이다. 축하와 함께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한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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