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뾰족 녹슨 쇠기둥… 경인아라뱃길 흉물로 전락

요트 계류장 고정하는 강관 파일, 철거·활용 없이… 10년 넘게 방치
플라스틱 덮개 씌워 미봉책 불과... 수공 “녹만 가려도 민원 감소 판단”

24일 오전 경인아라뱃길에 설치된 강관 파일(쇠기둥) 여러 개가 녹슨 채 방치 중이다. 황남건기자
24일 오전 경인아라뱃길에 설치된 강관 파일(쇠기둥) 여러 개가 녹슨 채 방치 중이다. 황남건기자

 

시민들이 많이 찾는 경인아라뱃길의 강관 파일(쇠기둥)들이 녹이 슨 채 흉물로 방치돼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초 요트 계류를 위한 구조물로 세워졌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요트의 이용이 거의 없었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철거나 활용 대안을 찾지 않고 녹슨 부분을 플라스틱 덮개로 가리는 등의 대처만 하고 있어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경인아라뱃길 귤현나루(인천 계양구)와 시천나루(인천 서구) 등에 선착장을 만들면서 1곳당 10~16개의 강관 파일을 물속에 설치했다. 요트와 보트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을 고정하기 위한 파일이다.

 

그러나 경인아라뱃길 개통 이후 이들 선착장에서는 요트 등의 이용이 없어 십수년째 녹이 슨 상태로 버려져 있다. 귤현나루 계류장은 요트나 보트가 아예 이용하지 않아 왔고, 시천나루에서도 인명구조 보트 1대 정도만 계류장을 이용할 뿐이다.

 

계류장 이용이 없는 데다 수자원공사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강관 파일은 붉게 녹슨 채 아라뱃길의 흉물로 변했다. 이날 찾은 시천나루에는 뱃길 미관을 해치는 강관 파일 여러 개가 수면 위로 1m 이상 솟아 있었다.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은 녹이 슨 강관 파일을 계속 방치하는 수자원공사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다.

 

인천 서구 주민 김헌철씨(57)는 “평소 이곳에서 자전거도 타고 달리기도 하는데 보기 흉한 파일이 아라뱃길의 좋은 경관을 다 망치는 것 같다”며 “쓸모도 없는 쇠기둥을 왜 내버려 두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24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귤현나루 인근에 검은색 플라스틱 덮개가 씌워진 강관 파일(쇠기둥)이 있다. 황남건기자
24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귤현나루 인근에 검은색 플라스틱 덮개가 씌워진 강관 파일(쇠기둥)이 있다. 황남건기자

 

특히 수자원공사는 최근 녹슨 부분만을 가리기 위해 플라스틱 덮개를 씌워 놓아 더 보기 흉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24년 12월 귤현나루 북쪽에 있는 강관 파일에 검은색 플라스틱 덮개를 씌우는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시천나루 파일들에는 이런 임시 처방도 하지 않았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방치한 강관 파일의 녹슨 부분만 가려도 시민들 민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시민 이용이 많은 귤현나루에 우선 플라스틱 덮개를 설치했다”며 “시천나루도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덮개를 설치한 뒤 시민들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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