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AI 디지털교과서 유감

박화선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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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다. 교육계에서는 지난해부터 AI 디지털교과서(AIDT)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교육부가 AIDT를 2025년부터 초등 3·4학년, 중 1, 고 1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다.

 

과거 서책형 교과서를 웹 브라우저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 디지털교과서가 있었다. 여기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학습자 맞춤형 자료가 실시간 지원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되면서 AI 디지털교과서로 이름 지어졌다. 이후 교사, 학부모들의 찬반 논란이 가열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교과서 지위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장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됐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경기도내 학교의 44%가 AIDT를 채택하거나 채택할 예정으로 전국 32.4%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누구도 AIDT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AIDT가 검정을 통과하면서 박람회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고 올해 1월 AIDT 검정 청문회를 거치면서 겨우 사용 후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교육당국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만 AI라는 거대한 시스템 앞에 보지 못한 것,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혼란을 더욱 키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3월 새 학기다. AIDT를 대면하게 된 학생들에게서 어떤 평가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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