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빠른 초동조치로 AED 확보…은성용 용인소방서 이동119안전센터 소방교
휴가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던 한 소방관이 재빠른 초동 조치로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데 기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0시40분께 태국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 출국 게이트 앞.
휴가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은성용 용인소방서 이동119안전센터 소방교는 정체모를 ‘쿵’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은 소방교는 “당시 아이가 뛰어놀다가 넘어졌다 싶었지만 곳곳에서 사람들이 달려가고 비명을 지르는 등 소동이 빚어지자,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한걸음에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고 회상했다.
도착한 현장에는 50대로 추정되는 외국인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하니 심정지로 추정되는 상황이었다.
은 소방교는 다른 탑승객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오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앞서 공항을 돌아다니다가 제세동기가 배치된 위치를 봐뒀던 터라 무의식 중에 위치가 머릿속에 남아 있던 것이다. AED 위치를 확인하는 사소한 습관은 평상시 소방대원으로서 몸에 배어 있는 루틴과도 같았던 셈이다.
AED 패치를 부착한 후 심폐소생술(CPR)를 시작하려는 찰나, 환자의 호흡 및 맥박이 돌아왔다.
큰 위기를 넘기자 은 소방교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다른 승객들이 조치에 무분별하게 개입하는 걸 통제하고, 기도 유지를 통해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상황 발생부터 종료까지 10여분의 긴박한 시간이 이어진 뒤 공항 의료진이 도착, 환자 인계에 따라 현장 대응이 마무리됐다. 함께 상황을 조치했던 탑승객 역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천안충무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최일국 교수로, 두 사람의 빠른 초동 조치가 귀중한 생명을 살린 순간이었다.
보호자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 고혈압을 앓던 상태로, 당시 맥주 3캔을 마시고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진압 업무를 맡았던 은 소방교는 6개월 전부터 구급차를 타고 구급대원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에 출동하는 현장과 평상시 훈련 등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초동 조치의 중요성을 몸에 체득하고 있던 것이다.
은 소방교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상에서 어느 누구든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는 만큼, 관련 교육이 널리 보급되고 확산된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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