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어딨니”…경찰 위치추적, 실효성 논란

경찰, 사건 발생 학교 인근 아파트서 하늘 양 위치 신호
경찰 운용 위치 추적 시스템, 오차 범위 수십~수백m
경찰 관계자 "실종 사건, 추적 기술보다 인력 충원이 중요"

지난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 양(8)의 빈소가 마련됐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 양(8)의 빈소가 마련됐다. 연합뉴스

 

“경찰관은 인근 B아파트에서 신호가 찍혔다고 해서 저랑 같이 거기를 수색하고 있었어요. 저는 실시간 위치를 핸드폰으로 찾을 수가 있었는데 무조건 학교였거든요”(김하늘 양 부친)

 

대전 모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생 김하늘 양(8)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경찰의 위치 추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경찰은 기지국을 통해 하늘 양의 위치를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파악한 위치는 학교와 학교에서 떨어진 한 아파트였다. 하늘 양의 부친이 사용한 위치 추적 앱에는 하늘 양이 학교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

 

13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경찰이 사용하는 기지국을 통한 위치 추적은 최대 반경 2㎞다. 112시스템(기지국, GPS, 와이파이) 위치 파악 확률은 기지국이 94.1%로 가장 높았는데 문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지하나 산골 높은 건물 등 신고자의 위치 특성에 따라 정보가 달라질 수 있다. 휴대전화가 꺼져 있거나 알뜰 폰의 경우 위치 추적이 더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납치 및 실종 신고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당시 하늘 양을 찾는 데 사용된 위치 추적 방식은 휴대전화가 연결된 기지국 등을 기반으로 수색을 실시했기 때문에 수십~수백m의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9년부터 70억 원을 들여 위치 추적 시스템을 강화하고 시범 적용했지만 예산 등의 여러 문제로 전방위적인 현장 적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하늘 양 발견이 늦어진 원인을 두고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납치, 실종 등의 수사를 진행할 시 경찰은 다수의 기지국에서 위치 정보를 얻는다”며 “여러 정보가 들어오니 특정 되는 장소 또한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특정 구역에만 경찰 인력을 투입할 수 없다. 실종, 납치 수사는 전방위 수사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거론되는 아파트 수색이나 학교 시설 등 다수의 장소에서 위치 신호가 나왔다. 경찰로서는 각 장소에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실종, 납치 사건이 접수됐을 때 기동대를 투입한다. 특정 되지 않는 장소 수색,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빠른 발견을 위해서는 기동대 외 인력이 추가 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사건 투입 과정에서 기동대 외 인력은 시급한 또 다른 업무 등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인력 충원에 따른 투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범대학 교수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위치 추적 수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신 병력이 있는 교사를 교단에 세운 교육계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곽 교수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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