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장비 낡고 인력은 전문성↓... 인천지역 5년간 산불 54건 발생 화재 골든타임 역할 못해 경고등... 군·구 “市와 협의 문제점 개선”
산불 초기 대응과 예방 역할을 하는 지자체 소유 산불진화차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진화대의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에서 난 산불은 지난 2020년 17건, 2021년 9건, 2022년 9건, 2023년 11건, 2024년 8건 등 5년간 54건에 이른다. 이로 인해 5억5천8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지난 2023년 3월26일엔 강화 마니산에서 인접 건물의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나 22만㎡가 불에 탔다. 또 같은 해 10월5일엔 옹진군 대청도 한 야산에서 불이 나 6천505㎡가 잿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산불을 감시하며 불이 났을 때 가장 빠른 진압에 나서야 하는 기초지자체들의 진화 장비가 낡아 산불 대비가 미흡하다.
인천지역 군·구 10곳 중 강화·옹진군과 연수·부평·계양·서구 등 6곳의 산불 진화차는 산림청 권고 기준을 한참 넘길 정도로 낡았다.
산림청은 산불진화차 내구 연한을 구매 후 10년으로 정하지만, 인천지역 각 군·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제때 교체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1~2대씩 교체 비용 일부를 제공하는 산림청과 시의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산불을 끄는 역할을 맡는 군·구 소속 산불전문예방진화대의 고령화와 전문성 결여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군·구는 봄철과 가을철 약 1~4개월씩 단기간 계약직으로 진화대원들을 채용하며 급여도 8시간 근무 기준 1일 8만원대로 최저시급(시급 1만30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군·구 진화대원들은 경험이 부족한 인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산불 대응 장비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갖춘 진화대 인력을 구성, 산불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준비된 장비들은 산불을 끄기 위한 기초”라며 “기초가 없으면 산불 현장에서 크게 다치거나 불을 끄는 데 방해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화대 인력은 지자체의 다른 일자리 사업 인력들과 다를 게 없어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장비 노후화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위한 채용 조건 개선과 장비 교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산불이 나면 모든 시민이 함께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인천시와 계속 협의, 노후 산불진화차를 교체하겠다”며 “진화대원은 가능한 과거 경험이 있는 사람을 채용에서 우대해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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