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 골드바 판매 중단…종로 금은방도 공급난 이어지는 금값 고공행진…"장기화 예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이나 금은방 등에서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전날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 판매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며 “현재 원자재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지했다.
경기일보 취재결과, 귀금속의 메카라고 불리는 종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종로3가의 한 금은방에서는 “골드바는 주문시 최소 2주에서 3주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며 “그나마 주물금은 구입 가능한 상태”라고 안내했다.
금·은 투자 전문가이자 ‘골드 플레이션’ 저자인 조규원 씨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내 실물 금이 부족할 경우 보통 해외에서 수입해 오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금이 가장 많이 모이는 런던에서도 공급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특히 2월에는 수입 자체가 사실상 전멸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로에서 근무하며 전화 문의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지만, 하루 종일 ‘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런 현상은 2020년과 2022년에도 발생했던 만큼 특별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을 것이므로 그 시기를 기다리거나 ETF 등 선물 금을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금값은 고공행진 중으로 이러한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장 초반 온스(약 28g)당 2천942.70달러(약 427만5천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전장보다 0.1% 낮아진 2천904.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00g 골드바의 g당 가격은 지난 10~11일 종가가 각각 15만, 15만6천230원으로 거래소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이후 이틀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촉발된 ‘관세 전쟁’과 관련이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포인트(p)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결정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급등을 초래하는 일시적, 또는 예상밖 경기침체 쇼크가 없는 한 금과 은 가격 동행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온스당 3천 달러를 넘어서는 금 가격의 상승 랠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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