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3루수 허경민에 내주고 내야 전 포지션에 좌익수까지 훈련 민첩성 강화위해 13㎏ 감량…3번째 FA 앞두고 처절한 생존 경쟁
프로야구 KT 위즈의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8)이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3루수를 후배 허경민(35)에 내주고 ‘전천후 내야수’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T는 스토브리그에서 내야에 큰 변동이 있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자유계약선수(FA)가 돼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베테랑’ 박경수가 은퇴로 팀을 떠나면서 내야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두산 베어스로부터 4년 총액 40억원에 FA 허경민을 영입해 내야진을 정비했다.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허경민을 주전 3루수로 낙점하면서 그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황재균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유격수에 심우준의 군복무 시절 공백을 잘 메워준 김상수, 2루수엔 오윤석을 낙점했고, 1루는 문상철·오재일의 경쟁 구도다. 여기에 강민성·윤준혁·천성호·권동진·장준원 등 젊은 내야수들이 ‘백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황재균으로서는 확실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1루 경쟁을 할 계획이던 황재균은 현재 2루와 유격수로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는 프로무대서 15시즌 동안 3루수로 1천860경기, 유격수로 198경기, 1루수로 26경기를 나섰다. 2루수를 제외하곤 내야 모든 포지션을 경험했기에 전천후 내야수 자질은 충분하다.
황재균은 내야수의 기본 자질인 민첩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로 6주 동안 13㎏를 감량하는 변화를 위한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을 마치고 사실상 마지막인 3번째 FA를 앞두고 있어 각오가 남다르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 2루수로서 자리 잡는 것을 바라고 있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시도해보라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균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준비할 계획이다. 여러 포지션을 생각하려 한다. 3루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1루·2루·유격수 등 두루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감독의 지시로 외야 수비 훈련에도 나섰다. 주전 좌익수인 좌타자 김민혁과 우타자 황재균을 번갈아 기용해 외야수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복안이다. 이에 새로 KT에 합류한 이종범 외야 코치는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사용했던 글러브를 건네주며 외야수 변신을 돕고있다.
한때 국내 정상급 3루수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두 차례 대형 FA 계약을 맺었던 황재균이 새로운 변신과 함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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