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노루페인트-市 갈등 여전, 설 앞두고 장기화…천막농성 25일째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가운데)이 23일 안양시청 앞에서 안양 박달 준공업지역 개발행위 제한 결정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원재기자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가운데)이 23일 안양시청 앞에서 안양 박달 준공업지역 개발행위 제한 결정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원재기자

 

노루페인트와 안양시의 갈등이 설 명절을 앞두고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은 박달 준공업지역 개발행위 제한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달 말부터 안양시청 앞에서 25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은 23일 안양시청 앞에서 25일째 천막농성을 벌이며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안양시는 지난해 9월 박달 준공업지역을 ‘박달 지식·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노루페인트의 연구소 증축 계획이 무산되고 추가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겼다.

 

홍순철 위원장은 “개발 계획은 법적으로 문제가 많고 공단 내 기업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강행된 행정 폭력”이라며 “모든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호 시장은 지난 1일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 시장과 노루페인트 임원진이 지난 15일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남을 가졌지만 입장 차가 커 해결책 마련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 시장은 “명확한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면 기업의 토지 이용 계획 반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해당 계획이 시와 기업의 정치적·경제적 이익에만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연구소 증축을 통해 2차 전지, 스텔스 도료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증축 불허와 개발행위 제한으로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서 경영 비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이 23일 안양시청 앞에서 안양 박달 준공업지역 개발행위 제한 결정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루페인트 노동조합 제공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이 23일 안양시청 앞에서 안양 박달 준공업지역 개발행위 제한 결정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루페인트 노동조합 제공

 

홍 위원장은 “노동자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은 도시공사의 적자 보전을 위한 사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박달 준공업지역의 첨단산업단지 전환은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기업과 협력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루페인트와 안양시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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