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자동화기술 도입 확산... 전문가 "고용 위기 해결책 필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달 200만원이 넘는 인건비를 쓰느니, 로봇을 사용하는 게 낫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렸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 속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며 경기지역 자영업자 사이에 자동화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조리 로봇과 서빙 로봇을 잇달아 도입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닭강정 전문점에서는 튀김 로봇이 분주히 닭을 튀기고 있었다. 지난해 말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따라 월 95만1천원의 구독료를 내고 스마트 튀김기를 들였다는 사장 김미연씨(58)는 “튀김을 담당하는 로봇 덕분에 직원이 없어도 혼자 포장, 계산이 가능해 최소 2명분의 인건비가 절약된다”며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돼 운영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반송동의 한 식당에서도 서빙 로봇이 반찬을 나르고 있었다. 로봇 상단에 음식을 올리면 로봇이 지정된 테이블로 가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단순 서빙만 가능하지만 매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절감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9천860원)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급여는 209만6천270원에 달한다. 이는 자영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꼽은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 1위는 ‘최저임금 상승’(89점)이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97.6%에 달했다.
이런 배경에서 서빙 로봇과 같은 자동화 기술은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빙 로봇의 누적 수입 규모는 약 5천775억원에 이른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흔히 보이던 서빙 로봇은 이제 소규모 동네 식당까지 침투하며 인건비 절감과 효율성 향상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서비스업의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고용 위기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자동화 확산으로 인한 고용 위기를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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