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사랑의 온도... 개인 기부자 5년새 ‘반 토막’

기업‧단체 기부 의존… 기부 문화 확산 시급

16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 설치한 인천사랑의온도탑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조병석기자
16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 설치한 인천사랑의온도탑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조병석기자

 

인천의 ‘희망 나눔 캠페인’에 참여한 개인 기부자가 5년 만에 반토막 나는 등 지역사회 나눔의 온기가 식어가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소액이라도 개인 기부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1일부터 62일간 108억8천만원 모금을 목표로 희망 2025 나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모금액이 114억3천900만원(105%)을 기록하며 캠페인 시작 46일만에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돌파했다.

 

그러나 인천에서 해마다 개인 기부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3만563명이던 개인 기부자는 2022년 2만5천602명, 2023년 1만9천547명, 지난해 1만8천324명으로 감소 추세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1만5천239명이 참여했으며, 인천모금회는 캠페인 기간까지 1천여명이 더 참여해 1만6천여명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5년만에 개인 기부자가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 난 셈이다.

 

이 때문에 개인 기부자의 기부금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 기부금은 12억2천500만원으로 이번 캠페인 총 모금액의 10.7%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캠페인 모금액 107억원 중 13억9천500만원(13%)보다 비율이 감소했다.

 

인천모금회는 이 같은 개인 기부자의 캠페인 참여 감소는 코로나19 등으로 시작한 수년간의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 및 소비 위축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경기 악화가 개인의 기부 동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모금회가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및 단체의 기부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천모금회 입장에서는 수많은 개인 기부자를 모으기 보다는 목표 달성 등을 위해 고액의 기업 등을 캠페인에 참여시키는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모금회가 기업·단체 기부 확대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협력해 소액이라도 개인 기부를 활성화 할 수 있는 홍보 캠페인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인 기부는 기부문화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과 공공기관의 기부도 중요하지만, 모금회가 개인기부 활성화를 통해 기부문화의 기반을 확장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모금회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매월 급여의 일부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추진해 개인 소액 정기 기부자를 확보하겠다”며 “적극적인 홍보 등으로 개인 기부자 확대에 애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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