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업체 선정 기준 혼선으로 입찰 공고만 5차례… 3년째 지연 市 “민원에 재공고, 업체 곧 결정”
인천시가 추진하는 미추홀구 문학경기장의 인공암벽 보수 사업이 국제 기준 적용에 대한 ‘오락가락’ 행정으로 3년째 늦어지고 있다.
13일 시와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부터 9억1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문학경기장 노후시설 정비사업 인공암벽 등반패널 물품 제조(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현재까지 5차례 입찰 공고를 했음에도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의 스피드벽 공인인증 제조업체 기준 적용 혼선으로 사업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IFSC에서 시공 능력을 인증 받은 업체가 인공암벽의 스피드벽을 시공해야만 국내 경기에서 신기록이 발생했을 때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IFSC 시공 인증을 받은 업체는 단 2곳뿐이어서 인증을 받지 않은 업체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있는 것.
시는 지난 2023년 8월 인천조달청에 의뢰한 최초 입찰 공고 당시 IFSC 인증 없이 추진했으나 입찰 업체가 적격미달로 탈락하면서 같은해 9월 2차 공고를 했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서 공인 기록 인증을 위해서는 IFSC 규정을 삽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해 2차 공고를 취소하고 IFSC 규정을 넣어 3차 공고를 했다.
이후 시는 IFSC 시공 인증을 보유하지 않은 일부 업체의 민원 제기로 3차와 4차 공고를 하고도 취소했다. 이어 지난 2024년 12월에는 조달청이 아닌 종합건설본부에서 자체 입찰로 IFSC 자격요건을 삭제한 뒤 5차 공고를 했다. 종합건설본부는 지난해 12월19일 IFSC 시공 인증을 갖추고 적격심사를 통과한 A업체와 계약을 했으나 일부 업체가 평가를 잘못했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A업체에 계약 중단을 요청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공암벽 시설을 점검하는 한정희 스포츠클라이밍 루트세터는 “IFSC의 시공 인증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스피드벽을 시공하면 한국 기록이 나와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설을 점검하는 입장에서도 인증받은 업체가 공사를 하는 곳이 내구성이나 안정성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유경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부평2)은 “인천시가 국제대회를 유치하거나 올림픽 출전을 위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도 인공암벽 시설이 국제 규격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업체들의 민원이 잇따르다 보니 그동안 수차례 재공고한 측면이 있다”며 “A업체와의 계약은 법적 검토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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