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원인 지목된 ‘조류 충돌’ 인천서도 있었다…유사 사례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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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투입되고 있다. 윤원규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 즉 ‘버드 스트라이크’가 지목되는 가운데 조류 충돌에 따른 사고가 매년 인천국제공항 등 여러 공항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인천공항에서는 조류 충돌, 그에 따른 복행(착지하지 않고 다시 상승 비행)까지 무안 참사와 비슷한 사고도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 방지 매뉴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29일 소방, 공항 당국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 경고 후 1분 만에 조난신호 발신, 5분 만에 충돌했다고 전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이·착륙 혹은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으로, 특히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은 주변에 새들이 모이는 들판, 해변, 강가가 많아 조류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입지적 특성을 안고 있다.

 

실제 올해만 해도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이착륙하던 항공기에서 아찔한 순간이 발생한 사례가 수 차례 있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지난 1월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착륙하던 중 새가 엔진으로 유입, 화재가 발생했고 해당 여객기는 안전을 위해 한 차례 복행한 뒤 착륙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이륙을 시작해 17피트(약 5.2m) 떠오른 항공기 엔진과 착륙 기어에 새가 날아들면서 회항하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후 변화 영향에 따른 철새의 텃새화,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의 변화 등으로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국회의원(화성정)이 이날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8건이었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 운수가 감소한 2020년(76건) 잠시 줄었다가 지속 증가, 지난해 152건까지 늘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47건을 기록, 연말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항공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기 운항 증가와 주변 지역 개발이 맞물리며 저류 서식지가 교란, 항공기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철새 도래 시기, 극성수기 등 조류 충돌 취약 시기 통제 강화 등 관련 매뉴얼과 대응 방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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