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부민강국으로 가는 길<富民强國>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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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창출은 자원과 인적 역량을 활용해 재화와 서비스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므로 이 과정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국민 모두 생산적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성장이 최대의 복지이고 부민강국의 길이다.

 

부를 창출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①기업가정신을 통한 혁신과 발견이다. 기업가들은 시장의 필요를 파악하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②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임금, 임대료, 이자 등)의 합이다. ③자산가치의 상승분을 팔아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④남이 벌어 놓은 부를 이전받는 이전소득(증여, 상속, 보조금, 보상금, 현금성 복지 등)이다.

 

하지만 ③과 ④는 개인적으로는 부의 증가지만 국가적으로는 소득 이전일 뿐이므로 진정한 부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부의 창출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므로 모든 국민이 생산적으로 일하고 창의적 경제 활동에 참여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자산가치 상승이나 이전소득에 집중하면 경제는 성장동력을 잃게 되므로 정부는 경제 주체들이 창의적으로 일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투기나 이전소득에 집중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역사적으로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시장경제, 발전정신, 기술혁신, 노동의 분업과 전문화 등이 맞물려 큰 경제적 도약을 이뤄 부의 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기업이 주요 생산 단위로 등장해 노동과 자본을 조직적으로 결합해 효율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를 갖춰 상호작용을 통해 더 나은 발상(아이디어)과 기술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하며 인류 발전에 기여했다.

 

따라서 진정한 경제혁신은 온 국민이 생산적으로 일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다.

 

부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가 필수적이다. 이는 누구나 공정한 경쟁환경 속에서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사유재산을 보호하며 법을 공정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경제 활동을 촉진해 장기적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반면 추출적(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는 일부 계층이 부를 독점하게 하고 국민이 생산적 활동보다는 연줄을 통한 부의 확보에 매달리게 한다.

 

경제적 자유는 인적 자본의 활용을 활성화하고 경제 주체들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 다양한 혁신을 촉진해 다원적 사회와 자유민주주의의 토양이 된다.

 

또 경제적 차별화가 가능한 유인 구조를 갖추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과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

 

경제제도의 질은 궁극적으로 정치 제도에 의해 좌우된다. 포용적 정치제도는 권력을 사회 전반에 고르게 배분, 자의적 권력 행사를 제한해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며 부의 공정한 분배와 사회적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20세기에 들어 인권과 평등을 중시하는 민주주의가 보편적 정치체제로 자리 잡았지만 많은 나라가 경제 발전까지 이룩하지 못한 것은 정치적 평등이 핵심인 민주주의로 경제적 평등 이념을 지나치게 앞세우고 경제적 차별화에 역행했기 때문이다.

 

발전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경제적 차별화가 실효적 유인 정책이 되려면 각 주체가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결정에 입각해 이뤄낸 성공과 실패의 결과에 대한 권리와 책임의 한계를 정하는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경제적 차별화를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과 불확실성의 제거,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의 확립이 중요하다.

 

결국 정치제도와 경제제도의 질도 인적 자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경제발전은 개인, 기업, 공무원, 정치인들의 자기 성취 동기를 유발하는 유인 구조를 발굴하는 일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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