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양질의 검증·발전 방안 無 정쟁에 성과보다 과제만 남겨놓아
경기도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역자치단체장 보좌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지만, 사상 첫 행감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 양질의 검증과 발전 방안 제시는 이뤄내지 못했다.
당에 따라 도지사와 교육감으로 나눠져 질의를 쏟아내면서 사실상 정쟁화된 것은 물론, 기관장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는 점 외에는 다른 상임위에서 진행한 행감과의 차별점도 찾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는 20일 경기도지사 비서실, 경기도지사 및 경제부지사 보좌기관, 도교육감 비서실 및 홍보기획관실에 대한 행감을 했다.
이번 행감은 전국 최초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개최 전부터 열띤 관심을 받았다. 비서실의 경우 서울시가 행감 대상으로 삼고 있긴 하지만 보좌기관까지 행감대에 올린 건 도의회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행감을 이뤄내기 위해 지난 7월 조례가 통과된 후 도와 도의회가 갈등을 겪기까지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첫 행감은 성과보다는 과제를 남겼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인 도지사를 향해, 도의회 민주당은 보수를 표방한 교육감을 향해서만 질의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날 양당이 주 타격 대상이 아닌 상대를 향해 쓴소리를 뱉은 건 김태희 의원(민주당·안산2)이 도교육감의 업무추진비 현금 사용 문제를 지적하며 도청 역시 다르지 않다고 한 발언과 양우식 위원장(국민의힘·비례)이 도교육감 비서실장의 부실한 업무보고에 대해 지적한 것 정도에 그쳤다.
또 오전 10시30분께 시작된 행감은 도의회 국민의힘이 한 차례 출석 정무라인의 적격성을 지적, 퇴장을 요구하며 고성이 오가다 파행을 맞기도 했다.
도 집행부와 도교육청 집행부의 행감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서실 및 보좌기관에 대한 행감이 처음이라 하더라도 이미 다른 부서들의 경우 행감 대상이었음에도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거나 답변이 겉돌기도 했다. 특히 도 집행부 중 일부가 현장에서 졸다가 의원들로부터 이를 지적받아 사과를 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도의원은 “이번 행감은 전국 최초라는 의미도 있고, 양당이 모두 표결에 참여해 정식으로 조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리였다”며 “그럼에도 사실상 앞서 다른 상임위에서 지적됐던 내용이 중복으로 나오거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질의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 행감에서는 보다 발전적인 모습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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