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상상플랫폼, '콘텐츠 부실' 시민 외면…시의회 "혈세먹는 하마 전락"

인천 중구 북성동의 상상플랫폼 전경. 관광공사 제공
인천 중구 북성동의 상상플랫폼 전경. 관광공사 제공

 

인천시가 1천억원을 들여 조성한 인천 상상플랫폼이 특화 콘텐츠 등의 부실로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는 “상상플랫폼이 결국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시에 따르면 약 1천억원을 들여 1978년 만들어진 낡은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한 뒤, 지난 7월19일 상상플랫폼으로 개관했다. 현재 상상플랫폼은 미디어아트를 전시하는 뮤지엄엘 전시관 3곳과 베이커리 카페 2곳, 사후면세점 1곳 등으로 구성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상플랫폼은 개관 4개월여만에 콘텐츠 부실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가 없는 평일 등에는 사람 한 명 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하기 때문이다. 2층에 있는 카페나 식당들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하고, 오후 8시도 채 되지 않아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7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2024년도 글로벌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종득 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2)이 질의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7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2024년도 글로벌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종득 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2)이 질의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이날 김종득 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2)은 시 글로벌도시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상상플랫폼 안에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큰 공간 디자인에 비해 실속이 없다”며 “이곳을 찾은 관람객조차 그냥 스처지나가는 전시물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33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상상플랫폼이 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한 대로 결국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상상플랫폼을 시가 직영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상상플랫폼 관광객 유치 방안 및 흑자 전환 마케팅 등의 중장기적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용희 시의원(국민의힘·연수2)은 “1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해놓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위탁에 재위탁을 줌으로써 재정적으로 마이너스”라며 “인천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특화 콘텐츠 마련은 물론 시의 선진화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7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2024년도 글로벌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석정규 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3)이 질의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7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2024년도 글로벌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석정규 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3)이 질의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여기에 상상플랫폼 위탁 운영을 맡은 인천관광공사가 민간 업체에 재위탁을 맡기면서 10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석정규 시의원(민주당·계양3)은 “기본적으로 상가나 건물을 임대할 때도 최대 5년 계약을 맺는데 10년 계약이 가능한 부분이냐”며 “개관한지 4개월만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런식으로 10년 간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계약이 관련 상상플랫폼 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준성 시 글로벌도시국장은 “상상플랫폼을 통해 개항장 활성화를 위한 핫플로서 자리매김 하려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능을 기대하기에 무리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상상플랫폼에 계속 올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관련 부서 등과 활성화를 위한 고민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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