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너마저… 몸값 오른 겨울철 간식

재료비,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호떡·호빵 등 길거리 간식값↑
시민들 구매 부담… 아쉬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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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도심 곳곳에 각종 겨울철 간식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재료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길거리 간식값이 크게 올라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사진은 5일 경기지역에서 판매 중인 겨울철 길거리 간식들. 홍기웅기자

 

“3천원이면 배부르던 시절은 갔네요. 이제는 붕어빵 한 개에 천 원입니다.”

 

5일 오후 6시께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찹쌀 붕어빵’이라는 현수막을 건 트럭 앞으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메뉴판에 적힌 붕어빵 가격은 ‘3천원에 세 마리, 5천원에 다섯 마리’. 차례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천원짜리 붕어빵은 살집이 더 붙은 거냐”며 “비싸지만 맛있으니 먹는다”고 말했다.

 

이른 추위에 찾아온 겨울 간식을 반기며 멀리서부터 걸음을 재촉하던 한 시민은 가격을 확인하고는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평택시 서정동에서도 씨앗호떡을 하나당 2천원씩 판매하는 노상 점포가 보였다.

 

겨울철 출퇴근길, 길거리 간식을 즐긴다는 직장인 정종수씨(가명·28)는 “간식값이 올라 원하는 만큼 사면 일반 빵집에서 쓰는 돈과 맞먹는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겨울철 간식값이 오르며 고물가 속 소비자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길거리 붕어빵부터 호떡, 완제품 호빵까지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상승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겨울 간식 판매점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저렴한 노점을 찾아다니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하며 간식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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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도심 곳곳에 각종 겨울철 간식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재료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길거리 간식값이 크게 올라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사진은 5일 경기지역에서 판매 중인 겨울철 길거리 간식들. 홍기웅기자

 

이날 길거리 음식 위치 찾기 앱 ‘가슴속3천원’에 따르면 앱에 등록된 경기도 내 점포 수는 총 5천632개이며, 이중 붕어빵을 판매하는 점포는 3천451개에 달한다.

 

겨울 간식의 몸값이 오른 원인은 재료와 가스비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국산 팥의 소매 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500g당 1만430원으로, 2013년 10월 평균 가격(1만487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월평균 국산 팥 중도매가는 40㎏당 51만1천800원을 기록했는데 국산 팥 가격이 51만 원을 넘긴 것은 2017년 10월(55만 5천938원) 이후 7년 만이다.

 

트럭용 LPG 가격도 크게 상승하며 노점 간식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약 1만 9천~2만원대에 판매되던 20kg짜리 LPG 한 통은 현재 약 5만원까지 뛰었다.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가 집계한 삼립호빵 단팥(24개) 최저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1만7천330원에서 현재 2만610원으로 2천280원 상승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길거리 간식 하나라도 사 먹으려던 마음마저 위축되며 소비자는 가슴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한다”며 “에너지 바우처 등 필요한 지원을 통해 가격 인상을 완화할 방안을 찾아 삭막한 도시 속 길거리 간식이 주는 심리적 위로와 따뜻함을 지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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