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연암 박지원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대중에 첫선 지역사회 역사 문화 거점 도모…유물과 대중 연결 방법 고민
“지역민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고 알리는 역사 문화 거점이 되겠습니다.”
이종수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55)은 대학 박물관이 단순한 연구기관이자 수장고를 넘어 지역민이 친근하게 찾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곳은 지난 1967년 11월 개교 20주년을 맞아 개관한 이후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5개의 전시공간에선 유물 특성에 따라 다채롭게 기획전이 열리며 항온항습 등 첨단 설비를 갖춘 수장고에는 약 4만점의 유물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단국대 박물관 조사단은 1978년 단양신라적성비(국보 제198호), 1979년 충주고구려비(국보 제205호)를 찾아내고 연구해 그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박물관은 수많은 유적의 발굴과 조사를 이어오면서 고고와 복식 분야를 망라하는 저력을 발휘해 왔다.
이 가운데 박물관이 개인 소유의 사립대 부속 시설임에도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물관을 지탱하는 힘은 결국 ‘사람’에서 찾을 수 있다. 평생을 모은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한 이들을 비롯해 조직 구성원 각자의 애정과 관심이 한데 모여 이어온 역사 때문이다.
고고학을 전공한 모교 출신 이종수 관장 역시 특유의 친화력을 살려 지역사회와 폭넓은 접점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 박물관은 더 넓은 교류의 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방대한 소장품을 정리하고 그 가치를 재구성한 뒤 전파하는 방법 등을 고민해 온 것이다.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 특별전’ 역시 기수연 학예연구사를 비롯한 박물관 조직 구성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애정의 산물이다.
이번 특별전은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을 비롯해 연암이 전 생애에 걸쳐 쓴 저작류를 학계와 일반 시민들에게 최초 공개하는 뜻깊은 자리다. 열하일기의 수많은 이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친필 초고본은 그 출발점부터 수정과 개작 과정을 한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귀중한 자료다.
또 박물관은 평일에 방문이 힘든 시민들을 위해 전시 기간 평일뿐 아니라 토요일에도 개방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 이후에도 지자체를 비롯한 관내 유관기관들과 협력 체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용인교육지원청과 연계해 관내 학교 재학생들에게 전시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기획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관장은 소장품을 단순 연구와 보관을 위한 유물들로만 여기지 않고 대중과 공유할 때 더 풍성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관장은 “단국대가 보유한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크다”며 “경기도민, 용인시민, 학생들과 교수진 등 캠퍼스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유물과 연결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