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인구 양지면 식금리 주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접경지인 이천 마장면 양촌리 마장물류단지 진입도로 조성을 놓고 자신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8일 경기도와 주민 등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인 덕평SLC㈜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이천 마장면 양촌리 424번지 일원에서 27만6천625㎡, 진입로 2만1천592㎡ 등의 규모로 마장물류단지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용인 처인구 양지면 식금리 등지의 일대 주민들은 현재 공사를 마치고 준공을 앞둔 물류단지 진입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해당 진입로는 편도 2차선인 ‘식금로~중부대로(구 42번 국도)’에서 42번 국도(편도 4차선 도로)로 이어지는 합류 지점을 일부 끊어 내면서 중부대로와 연결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기존에 이용하던 방식과 다르게 불편과 위험 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기존 2차선인 식금로~중부대로 구간은 편도 4차선인 42번 국도로 합류해 경기동부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인접한 용인 처인구 양지면 식금리를 포함해 제일·평창·추계리 주민과 일대 기업 직원, 군부대 인원 등을 합하면 약 4천500여명이 이용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곧바로 대로로 합류하지 못하고 우회전한 후 100m가량을 이동해 마장물류단지 앞에서 유턴해야 한다. 이후 우회전해야 42번 국도에 올라탈 수 있다.
이에 용인 처인구 양지면 식금리 등지의 주민들은 향후 화물차 통행량이 증가함에 따라 승용차의 유턴 및 대로 합류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인근 군부대가 운용 중인 작전차량도 차체가 크고 긴 데다 해당 도로를 지날 때가 많아 교통량이 많을 때는 유턴 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고된다.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재다. 승인 기관인 경기도가 진입로 조성 시 식금리 주민들을 비롯해 도로 이용층에 사업추진 경위 등을 별도로 알리지 않아서다.
해당 구간은 사업 부지 내인 이천 주민들보다 용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데도 실수요층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경기도 유관 부서에는 지난달 준공 신청이 접수됐으며, 준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9일 식금리 주민들은 도로 준공을 앞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42번 국도 원상복구 추진위를 꾸려 경기도와 이천시 등에 시정을 요구해왔다. 이후 공사지점에 현수막을 내걸고 준공 인가를 멈춰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식금리 주민 정순권씨(가명·68)는 “이 길은 마을 주민들이 오랫동안 이용해왔는데, 의견을 구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도로가 이미 다 만들어졌으니, 대안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우리가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정상화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추진 단계에서 실시된 누리집 공고, 주민 설명회 등의 소통과정이 모두 사업 구역에 해당하는 이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해당 마을 대표 등과 만나 협의를 했다면 지금보단 협의점을 찾기 쉬웠겠지만, 현재로선 사업을 되돌릴 순 없다”며 “주민들의 우려 지점은 인지하고 있고 유턴 반경을 넓히는 방식으로 위험도를 낮추고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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