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임대료 상승’... 경기침체에 무너지는 대학가 상권

고물가·임대료↑… 도내 상권 직격탄
상가 곳곳 공실 ‘임대문의’ 스티커만
“실질적 종합 대책 강구해야”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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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기지역 대학로에 위치한 상가 유리벽에 임대문의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이대현기자

 

“대학생들은 방학이 끝났는데, 상인들 방학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요.”

 

지난 6일 오전 11시께 의정부 호원동에 있는 신한대 앞 대학로. 개강을 맞아 학생들의 활기로 넘쳐야 할 거리는 유령도시를 연상케 했다.

 

상가 곳곳에는 이미 폐업해 공실이 됐거나 ‘임대 문의’ 스티커를 붙인 가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 소재 경기대 앞 대학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불이 꺼져 있는 공실은 상가 한 곳당 하나씩 있을 정도로 많았고, 유리벽에 붙어 있는 ‘상가 임대’ 스티커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오랜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상인들은 모두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8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했다는 고진수씨(48·가명)는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대료는 10%나 올랐으며, 재료비도 전체적으로 20%는 비싸져 직원 없이 혼자 일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장사도 안 되고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하면서 가게를 내놓았다”고 호소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가 1층을 기준으로 평당 11~16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때보다 매물이 나가지 않는다”며 “가게 10곳 중 2곳은 공실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대학가 상권이 고물가 등 경기침체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기지역의 소규모 상가 평균 임대료는 1㎡당 2만2천700원으로 전국 평균인 1만9천원 보다 19.4% 높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 또한 전국 평균 8.0%보다 0.3포인트 높은 8.3%로 집계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는 단발성에 그치는 지원 정책이 아닌 장기적으로 소상공인들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종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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