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주머니에 바캉스 고심 결국 ‘쇼핑몰 피서’로 발길 돌려 외식· 액티비티 ‘원스톱’ 엄지척!
“덥고 습한 날씨에 가벼운 주머니까지… 천정부지 치솟은 휴가비가 무서워 마음 편한 쇼핑몰로 갑니다.”
수원 한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씨(29)는 고대하던 강원도 휴가 여행을 단념했다. 고된 일상 중 꿈같은 일주일의 휴가를 얻었지만, 본격적 휴가철이 시작되는 ‘7말8초’ 성수기를 맞은 휴양지 숙박비가 하루 20만원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통비, 식비를 더하면 최소 100만원의 경비가 예상됐다.
그는 “휴가철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생각하면 여유보다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집 근처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실내 액티비티도 하면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09.98로 전년 동월 대비 3.24% 올랐다. 국내 단체여행비 지수는 올해 1월 110.22에서 지난달 122.59로 11.2% 올랐다.
호텔 숙박료는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120.29를 기록했다. 휴양시설 이용료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지난달(112.83)까지 110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호텔 숙박료와 휴양시설 이용료는 통상 7~8월과 12월 여름 겨울 휴가철에 크게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높은 외식 물가도 부담이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2.4%보다 0.6%포인트 높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6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숙박·외식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며 휴가를 맞은 많은 이들이 여행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씨와 같이 고물가·고유가로 인해 지갑 사정이 얇아진 직장인 사이에서는 쾌적한 쇼핑몰을 찾아 피서를 즐기는, 이른바 몰캉스(쇼핑몰+바캉스)가 인기다.
이에 각 유통업계는 휴가철 대신 쇼핑몰을 찾는 몰캉스족을 겨냥한 놀거리와 차별화된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속속 선보이며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갤러리아 광교점 내 CGV에선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술쇼를 진행한다. 아이들이 마술을 보고 직접 연습도 하는 이색 체험 활동이다. 스타필드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부터 휴가를 맞은 2030까지 더위를 식히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써머 바이브(Summer Vibes)’를 기획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 곳에서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은 기회비용 절약 차원에서도 매력적”이라며 “휴가철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에게 저가 기획 상품이나 편리한 주차는 효과적인 유인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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