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가시는 어르신. 새벽마다 도심 주택가에선 낯익은 광경이다. 애달프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어르신 607명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대체일자리에 참여할 자원재생활동단을 모집했다. 폭염에 폐지 수집 대신 재활용품 선별배출작업 등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였다. 활동비로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참여하겠다고 나선 어르신은 고작 40여명에 그쳤다. 선정 예정 인원의 10%를 밑돌았다. 절반가량은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근로소득이 늘어 복지 혜택 감소도 우려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디 광주광역시뿐이겠는가.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 전국에 1만4천831명이고 월소득은 76만6천원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지자체 229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다. 전국 고물상 7천335곳 가운데 이들이 납품하는 고물상은 3천221곳이다. 고물상 한 곳당 평균 활동 인원은 4.6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천53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2천511명, 경남 1천540명, 부산 1천280명 등이다.
이 같은 활동으로 받는 소득액을 보면 50만원 이상~60만원 미만이 23.9%로 가장 많았다. 70만원 이상~80만원 미만 13.9%, 60만원 이상~70만원 미만 13.3% 등이었다. 연령대는 80~84세 28.2%, 75~79세 25.2%, 70~74세 17.6% 등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55.3%로 남성보다 많았다.
이들을 위한 현실성 있는 복지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어르신들의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오늘의 번영은 불가능했다. 대한민국의 과거를 찬찬히 복기하면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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