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세계 최초 11.74T MRI로, 원숭이 뇌 영상 획득 성공

‘원숭이 뇌 영상 비교’ 11.74T MRI를 이용해 해상도를 0.125mm까지 높인 영상에서는 기존 MRI 영상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을 더욱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원숭이 뇌 영상 비교’ 11.74T MRI를 이용해 해상도를 0.125mm까지 높인 영상에서는 기존 MRI 영상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을 더욱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원숭이 뇌 영상 획득에 성공했다.

 

치매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 발생기전을 밝히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에서 한 차원 높은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9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8년간의 연구 끝에 극초고자장으로 분류되는 11.74T(Tesla) MRI를 개발했다.

 

이어 국가영장류센터와 협력, 지난 1월 15일 11.74T MRI를 이용해 살아있는(인비보;in-vivo) 영장류(원숭이) 뇌 영상을 촬영하고, 영상 획득에 성공했다.

 

연구진들은 11.74T MRI를 이용해 살아있는 마카크 원숭이(Cynomolgus macaque)를 대상으로 0.125㎜ 픽셀 해상도의 3차원 영상까지 획득했다.

 

기존의 MRI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세포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다.

 

치매, 파킨슨 등의 원인물질로 밝혀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 독성 단백질들은 크기가 0.05㎜(50㎛) 이하로, 그간에는 독성 단백질을 영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11.74T를 이용해 0.125㎜ 영상 획득에 성공했다.

 

연구 책임자 정준영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외 전문연구진들과의 융복합 공동 연구를 통해 뇌질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류의 숙원인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 조기진단과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진들이 개발한 11.74T MRI는 세계 최초로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을 포함한다.

 

MRI 시스템에서 여러 채널 코일을 통해 다양한 핵종들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개의 핵종 영상을 획득하는 기능이다. 수소(1H) 원자와 불소(19F), 나트륨(23Na), 인(31P), 칼륨(39K) 등 여러 원자들의 공명까지 포함된 다핵종 영상들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각각의 핵종 농도를 측정했을 때 간과하기 쉬운 동적 상호작용이나 조절 메카니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생체 조직 내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유기체들의 항상성이나 신호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은 “인류 미지의 영역인 뇌의 비밀을 밝히는 꿈에 다가선 이번 성과가 감격스럽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해 세계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