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그을린 구조물 잔해 등 추락 위험 합동조사 길어져… 3주 넘도록 통제선 여전 상인들 “안전 위협·통행 불편 탓에 영업 피해” 남동구 “호텔 측 정밀안전진단 후 추가 조치”
“화재 잔해물이 떨어지고 건물이 무너질까 봐 무섭네요. 빨리 철거를 하든지 조치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9일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호텔 화재 현장. 호텔 건물에는 지난해 12월17일 발생한 화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불이 난 지 3주나 지났지만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새까맣게 그을린 건물 옆면과 차량들은 그대로 였다. 주차장 건물 뼈대는 폭격을 당한 것처럼 앙상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구조물들은 언제 떨어질지 모를 정도로 아슬아슬해 보였다.
호텔과 음식점들 사이 거리에는 뿌연 먼지와 잔해물들 투성인 상황이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인근 상인들은 경찰과 소방당국 합동 조사가 지지부진 늘어지고 있는 현실에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 시민들이 이곳의 통행을 외면하고 있지만 경찰과 소방 당국이 화재현장 인근에 통제선만 설치한 채 철거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근처에서 마사지샵을 운영하는 이은영씨(여·55)는 “드러난 철골과 겉면이 떨어져 누군가 크게 다칠까봐 걱정”이라며 “불이 난 이후로 위험해 보여서 인지 손님들 발길도 뚝 끊겨 장사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화재현장을 둘러싼 통제선은 신호등 하나면 건널 수 있는 반대편 상가도 빙빙 돌아가게 하며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 호텔 옆 건물 요양원 운전기사 A씨는 “원래 요양원에 다니는 노인들을 건물 앞에서 내려줬다”며 “화재 이후로 통제선이 생기면서 한참을 돌아 유턴해야 해 번거롭다”고 불평을 내비췄다.
사정이 이렇지만 화재 원인이 명확히 나오기 전까지는 건물을 철거할 수도 없다. 원인이 언제 나올지도 기약이 없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도 안 나왔을 뿐더러 호텔 관계자에 대한 경찰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단소방서 관계자는 “조사 중에는 현장 보존이 원칙”이라며 “안전 사고발생이 우려돼 경찰에서 현장 통제를 하고 소방에서도 순찰을 하고 있다. 화재 원인 조사를 마치고 나면 남동구, 호텔 측과 협의해 건물을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동구는 호텔 측에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한 상태다. 호텔 건물이 불에 탄 상태에서 무너질 우려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 절차지만, 이 역시 결과가 나오려면 1개월 여가 걸린다.
남동구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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