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1만시간 오헌주씨…“행복이 전염되는 세상 만들어요”

오헌주씨가 최근 연수구의 한 요양시설에서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대접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봉사는 ‘착한 중독’입니다. 자꾸 하다 보면 중독되거든요. 봉사로 ‘행복이 전염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주변 분들에게 항상 얘기합니다.”

 

‘1만시간 봉사’의 주인공, 인천 계양구에 사는 오헌주씨(61)는 2000년 초반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 지난 10월까지 총 1만499시간의 자원봉사 누적 시간을 기록했다.

 

오씨는 20년이 넘는 기간 다양한 자원봉사를 했다. 요양원에서 가수로 위안공연도 하고 중증장애인시설에서 도시락 제작·전달과 돌봄 활동도 했다. 집수리, 환경정화는 기본이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출소예정자 상담도 한다. 몇 년 전에는 4주간 배운 기술로 인천 계양구 계양복지관 아이들에게 풍선아트도 선보였다. 또 참가자 중 유일한 남성으로서 네일아트 교육을 마치고 경로당에 가서 할머니들에게 솜씨를 발휘하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여성 자원봉사자 대신 오씨에게 네일아트를 부탁한다.

 

“한번은 계양구의 한 빌라에 변기와 세면대를 교체하는 봉사를 했어요. 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 짜리 건물이더라고요. 변기 하부를 비롯해 물통, 세면대 , 공구 등을 들고 6층을 네 번 오르락내리락 하니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더라고요. 옆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시니 어쩔 수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리공 봉사입니다.”

 

오씨는 지난 2006년부터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력자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이 먹을 음식도 만들고 관리가 안 된 농지에서 잡초도 뽑는다. 값진 자원봉사 활동 중 하나다.

 

“장애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불편한 부분일 뿐 우리가 동정심을 가져야 할 점이 아닙니다. 자신이 충분히 혼자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기에 다니는 겁니다. 다만 가다가 턱을 만난다든지 조금 불편해 보일 때 먼저 도와줘도 될지 물어본 뒤에 행동하면 됩니다.”

 

자원봉사는 이 사례의 연장선에서 설명할 수 있다. 장애는 삶을 살아가며 조금 불편한 부분이고 이 ‘조금’을 해소 시켜 주는 것이 자원봉사라는 얘기다. 가족이 모든 불편을 해소하기는 한계가 있기에 누군가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이 없다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오씨의 생각이다.

 

오씨는 “나의 시간과 노력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느끼면 자원봉사를 하지 않았다”며 “봉사는 세상의 톱니바퀴 같은 역할이고 이를 통해 세상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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