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에… 안양 데이터센터 건립 ‘물거품’

효성그룹, 전자파·소음 우려 나와
市건축허가 못 받은채 ‘전전긍긍’
지난달 사업 포기 건물부지 매각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부지 인근 아파트에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도현 안양시의원 제공

 

효성그룹이 추진하던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데이터센터(IDC) 설립사업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건립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다.

 

3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효성그룹은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일원에 위치한 부지 1만2천㎡를 400억여원에 매입했지만 지난달 25일 사업을 포기하고 64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효성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높이 62m,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호계 GDC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효성중공업이 1천272억원(40%), STT가 1천908억원(60%) 등을 오는 2025년까지 투입할 계획이었다.

 

이후 효성중공업의 자회사인 ㈜에브리쇼는 지난 2021년 6월 안양시에 데이터 설립을 위한 건축허가를 접수했다.

 

그런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2년째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머물러 있었다.

 

이 부지는 일반공업지역이어서 도시관리계획상 데이터센터 설립이 가능하다. 사실상 별도의 토지 용도변경 필요 없이 주민들의 의견 수렵을 거쳐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마치면 이후 건축심의를 거쳐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는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허가해주지 않고 있었다. 아파트 가까이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전자파와 소음 가능성이 높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있어서다.

 

주민들은 ‘아파트단지 앞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 일조권이 침해되고, IDC에 전력을 공급하는 특고압선에서 나오는 유해 전자파와 24시간 돌아가는 냉각탑 때문에 건강과 소음이 걱정된다’며 3천500여명의 서명과 함께 감사원에 감사청구서를 내는 등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허원구 시의원(국민의힘)은 “데이터센터는 모두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에 이렇게 많은 데이터센터가 분포하는 지자체는 전국에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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